thebell

전체기사

제주항공 살리기 나선 애경그룹 '전방위 자금조달' '자본잠식' 제주항공, 2000억 유증 예정...계열사별 주담대·중간배당 활용

양도웅 기자공개 2021-07-28 07:51:56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7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제주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실탄 마련에 나섰다. 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와 에이케이아이에스(AKIS)는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수백억원의 자금을 빌렸고, 다른 계열사들은 AK홀딩스에 중간배당을 하며 실탄 확보를 돕는 모습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K홀딩스는 지난 23일 NH투자증권과 4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1년이며 담보물은 제주항공 보통주 429만1845주다. 이는 보유한 제주항공 주식 2055만3129주 가운데 20.9%인 규모다. AK홀딩스는 제주항공의 최대주주(지분율 53.39%)다.

AK홀딩스 관계자는 "계열사 중 애경산업과 애경유화, 제주항공이 상장해 있는데 지금까지 주로 애경산업의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왔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제주항공의 지분 일부를 담보로 자금을 차입했다"고 설명했다.
(출처=제주항공 사업보고서)
제주항공은 현재 2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준비하고 있다. AK홀딩스 등 기존 주주들에게 먼저 신주의 일부를 배정하고 실권주는 일반공모로 돌리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8월 중순 이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제주항공은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추는 무상감자도 실시한다.

내달 1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무상감자 승인이 이뤄지면 자본잉여금이 늘어나면서 제주항공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일단 벗어날 전망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제주항공은 28.7%의 자본잠식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19년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천억원의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지속된 탓이다.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만큼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AKIS도 유증에 참여하기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섰다. 항공과 유통, 화학 등 다양한 사업 분야의 계열사를 거느린 애경그룹의 IT시스템을 통합·운영하는 AKIS는 제주항공 지분 1.63%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일 NH농협은행에 애경산업 주식 18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19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외에 애경그룹 다른 계열사들도 AK홀딩스에 중간배당을 하는 방식으로 제주항공 지원 사격에 나선 모양새다. 에이케이켐텍은 보통주 1주에 1070원, 애경화학은 보통주 1주에 2만5830원을 지급하는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두 계열사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보다 적은 당기순이익을 올렸음에도 지난해에 이어 중간배당을 결의하며 그룹 핵심 계열사인 제주항공을 지원하는 데 동참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AK홀딩스가 보유한 에이케이켐텍과 애경화학의 주식은 각각 1391만9740주, 27만1000주다. 두 계열사의 배당금 지급이 다음달 초 안에 모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약 219억원의 현금을 수주 내로 확보할 전망이다.
(출처=제주항공 사업보고서)
종합하면 애경그룹이 AK홀딩스를 중심으로 제주항공 유증 참여를 위해 조달하는 자금은 당장 809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이 가운데 일부는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따로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순수 지주사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제주항공을 포함한 계열사에 대한 지원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계획한 대로 유증이 진행될 경우 2000억원의 현금을 쥘 제주항공은 단기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에 인수 대금을 사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만기가 1년 남은 차입금은 1762억원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997억원)과 단기금융자산(200억원)을 모두 현금화해도 다 갚지 못하는 실정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