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바이젠셀은 면역세포치료제 연구개발(R&D) 전문 바이오 벤처다. 보령제약이 최대주주인데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자금난에 봉착한 바이젠셀의 김태규 대표는 국내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IR에 나섰다. 복수의 대형사가 관심을 보였는데 항암제 부문에서 강점이 있던 보령제약이 파이프라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30억원을 투자했다.
보령제약 투자 유치는 가뭄의 단비였다. 주력 파이프라인의 R&D 비용을 충당함과 동시에 추가 투자 유치에도 좋은 레퍼런스가 됐다. 보령제약이 최대주주에 오른 2017년 말 80억원의 첫 기관 투자를 유치했고 이어 2019년에도 20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투자금을 기초로 신약 개발 플랫폼 고도화에 성공했다. 특히 맞춤형 면역항암제 개발 플랫폼인 ‘바이티어’를 기반으로 한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는 국내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인 김 대표는 연구자 주도 임상을 통해 이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고 바이젠셀을 창업했다. 보령제약이 가능성을 눈여겨본 바로 그 파이프라인이었다.
보령제약은 바이젠셀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바이젠셀로부터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권을 35억원에 확보했다. 해당 치료제는 2019년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만큼 임상 2상이 종료되면 조건부 허가가 가능하다. 목표는 2024년이다.
특히 보령제약의 바이젠셀 투자는 상장을 통해 큰 수확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바이젠셀의 희망 공모가 밴드를 통해 추정한 밸류에이션은 최대 5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한 보령제약의 지분 가치(지분율 약 30%)는 1500억원가량이다. 30억원의 투자금이 50배나 불어난 셈이다.
하지만 보령제약은 곧바로 엑시트에 나서지 않고 상장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경영에 나설 수 있도록 최대 4년간 자발적 보호예수도 설정했다. 상장 후 지분율이 4.9%까지 하락하는 김 대표에겐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보령제약은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바이젠셀과 사업적으로도 협력 시너지를 도모했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 모범 사례로 꼽힌다. 양사의 공생 관계가 3~4년 뒤 어떤 결실을 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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