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플러스, '주가 급락'에 텐센트뮤직 지분 정리 급제동 중국 플랫폼 규제 여파 '매도 타이밍' 실기…부대사업 정리로 재무 여력 확보
최필우 기자공개 2021-08-10 07:04:56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YG플러스가 당초 예고했던 텐센트뮤직 지분 매도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 당국의 IT 기업 규제로 텐센트뮤직 주가가 급락하면서 반등 시점을 기약하기로 했다. 화장품, 외식업 등을 정리하면서 주력 사업인 엔터 플랫폼 투자를 늘릴 재무 여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판단했다.9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YG플러스는 지난달 31일까지 처분하기로 했던 텐센트뮤직 주식 37만1623주 처분예정일을 2023년 7월 31일로 변경했다. 처분 마지노선을 2년 뒤로 미루고 기한 내 적절한 시점에 매도한다는 방침이다.
YG플러스는 2018년 1월 텐센트뮤직 지분을 취득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비상장이었던 텐센트뮤직에 YG엔터테인먼트가 128억원을 투자했고, YG엔터 자회사인 YG플러스도 21억원을 투자했다. 상장을 앞둔 텐센트뮤직 지분 투자로 수익을 노리는 동시에 음원 사업에서 협업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만 한한령이 장기화되고 YG엔터와 텐센트의 연대가 약해지면서 협업 논의는 구체화되지 못했다. 텐센트가 2대 주주로 있는 중국 티케팅 플랫폼 기업 웨잉은 특수목적회사(SPC) 상하이펑잉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YG엔터 지분 5.78%를 매도했다. 이 매도로 양사 특별관계가 해소됐다. 사업적 시너지를 내기 어려워지면서 YG플러스도 텐센트 자회사 텐센트뮤직 지분을 보유할 동기가 약해졌다.
주가 측면에서도 텐센트뮤직 지분을 정리할 만한 상황이었다. 텐센트뮤직 주가는 2018년 12월 뉴욕증시 상장 후 지지부진했으나 지난 3월 30달러를 돌파하면서 상장 시점보다 두배 이상 올랐다. 이후 주가가 조정을 받아 지난 5월 12일 YG플러스가 매도를 이사회 의결할 때는 15달러 수준이 됐지만 여전히 40억원대 차익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매도 기한이 임박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규제를 예고하면서 텐센트를 비롯한 IT 플랫폼 기업 주가가 폭락했다. 텐센트 자회사인 텐센트뮤직도 영향을 받으면서 최근 주가가 10달러대로 내려 앉았다. YG플러스는 단기 악재가 반영된 주가에 텐센트뮤직 지분을 정리해선 안된다고 보고 처분예정일을 2년 뒤로 미뤘다.
텐센트뮤직 지분 매도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계산도 있었다. YG플러스는 텐센트뮤직 지분을 매도해 투자 수익을 내고 재무 구조를 건전화 해 음원, 굿즈 사업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초 화장품 자회사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과 외식업 자회사 YG푸즈를 청산했다. 매년 적자를 내는 두 자회사를 정리한 것 만으로 신규 투자 여력이 생긴 셈이다.
최근엔 골프 사업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외식업과 달리 골프 사업은 핵심 영업 부문으로 분류되는 효자 사업이다. 원매자를 확보해 매각에 성공하면 신규 투자 재원을 넉넉히 마련할 수 있다. 텐센트뮤직 지분을 염가에 정리하면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YG플러스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 규제가 워낙 심해 현 시점에서 지분을 정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라며 "부대사업을 정리하고 있어 주력 사업에 투자할 만한 재무 여력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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