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전쟁' 컬리, '쓱닷컴·오아시스' 틈새 차별화 고심 가전·생활용품 확장 매력 반감, 프리미엄 PB상품 발굴·배송역량 확충 과제
김은 기자공개 2021-08-12 07:10:02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1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컬리와 오아시스가 상장 절차에 착수한데 이어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기업 쓱닷컴까지 뛰어들면서 새벽배송업체의 'IPO 전쟁'이 점화했다. 이 가운데 국내 상장을 공식화한 컬리가 최근 주관사 입찰을 잠정 중단했다. 이달 초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지을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런 쓱닷컴의 IPO 추진 여파로 컬리의 상장 주관사 선정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증권사 입장에선 이해상충 문제로 동종업계인 쓱닷컴과 마켓컬리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최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쓱닷컴에 무게추가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컬리가 쓱닷컴과 오아시스 IPO 틈새에 끼면서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는 평가다. 압도적인 영향력을 펼치던 과거와 달리 컬리의 상장과 사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컬리가 새벽배송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 프리미엄 식품 온라인 유통 기업으로 이름을 날렸듯 차별화된 포지션을 확보하고 배송 역량을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격보다 제품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유입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프리미엄 PB 상품을 지속 발굴해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컬리는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 유치 소식과 함께 국내 증시 상장을 선언했다. 현재 인정받은 기업가치만 2조5000억원에 육박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쓱닷컴의 IPO를 앞당긴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컬리의 상장에도 불똥이 튀었다.
쓱닷컴은 당초 2023년으로 예상됐던 증시 상장 추진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계획하며 일년 이상 앞당겼다.
이 여파로 컬리는 이달 초 주관사 선정을 마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지만 KB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굵직한 주요 증권사들이 대부분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컬리의 상장 주관사를 맡게 되면 이해상충 문제로 인해 쓱닷컴 상장에 참여할 수 없게된다. 오아시스의 상장 파트너로 나선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역시 컬리의 상장에 참여하지 않았다.
컬리는 향후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재입찰 시기를 확정할 방침이다. KB증권이 제안서를 제출한 상황이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오아이스에 이어 쓱닷컴까지 상장 추진을 앞당겼지만 향후 주관사 선정 등의 과정에서 판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다급한 상황은 아닌 만큼 지정감사인부터 먼저 선정한 뒤 상황을 보고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다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이란 전에 없는 유통서비스를 시장에 안착시키며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고 있지만 컬리의 영업손실은 줄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지고 차별화도 쉽지 않게 됐다.
향후 경쟁사인 오아시스와 대기업 계열사인 쓱닷컴과의 대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 프리미엄 식품 온라인 유통으로 이름을 날렸듯 차별화된 포지션을 확보하고 배송 역량을 지속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컬리의 경우 쿠팡, 이마트 등 온라인 및 대형마트와는 다른 포지션을 확보하고 있는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유기농이나 천연제품 등 가격보다는 제품의 질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유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타깃 고객을 유입하려는 프리미엄 PB상품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평가다.
최근 식품을 넘어 가전과 생활용품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는데 다른 유통업체들과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지난 5월 선보인 프리미엄 호텔 패키지 상품 같은 전략을 확대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컬리는 일반적인 객실 요금에 호텔의 식사권이나 수영장 등 시설 이용권, 주변 관광지 입장권을 포함해 여행객을 위한 패키지 상품 등을 선보였다. 주로 호텔 객실에 조식 정도만 추가한 상품을 판매하는 부킹닷컴이나 호텔스 닷컴, 아고다 등의 OTA 기업과 차별화를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배송역량 강화도 필수 과제로 지목된다. 경쟁사인 쓱닷컴의 새벽배송 서비스의 경우 현재 수도권과 충청권까지만 이용이 가능하다.
반면 컬리의 경우 수도권, 충청권은 물론 온라인 몰 최로로 대구 지역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배송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안으로 부산과 울산 등 경남권과 광주 등 호남권으로 새벽배송을 넓혀나가며 전국 단위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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