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고유철학 무장' 독립계 트러스톤, 주주권 행사 개척자대상 기업·안건 점증, 반대율 6~8%...대림산업·KB금융·현대차 등 능동적 주주활동
김시목 기자공개 2021-08-23 12:46:55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 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용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9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활동에 가장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하우스로 꼽힌다.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 자율적 주주권 행사를 본격화하면서 개척자란 수식어도 붙는다.독립계 하우스란 여건과 황성택 사장의 기관 책임 철학이 자율적 행사의 토대다. 주주권 행사 기업과 안건 수 확대 등 정량적 지표에서 뚜렷했다.
인상적 대목은 외적 지표 이면의 실질적 액션들이다. 대림산업 배당(주주서한, 주주제안 등), KB금융의 KB손해보험 지분 공개매수(주주활동) 등 굵직한 이벤트에 늘 적극적 의견을 냈다. 대기업 역시 결국 잠재 고객사란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이다.
◇ 정량지표 우상향, 실질적 주주권 행사 프로세스
더벨이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올해(2020년 4월초~2021년 3월말)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155개 기업의 주총에서 1023건의 안건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의결권을 행사한 가운데 반대율은 6.2%(6.2건)을 나타냈다. 중립 및 불행사 의견은 한 건도 없었다.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의 정량적 성과인 의결권 행사 지표는 뚜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55개의 투자기업은 2017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전은 물론 이후를 감안해도 가장 큰 규모다. 1년 전 왕성한 행보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추세적으로 우상향 곡선이다.
의결권 행사 전체 안건과 반대표 행사 등에서도 뚜렷하다. 전체 안건은 올해 기준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섰다. 2017년 387건이란 점을 감안하면 계속 증가한 셈이다. 전체 안건이 급증한 점을 감안해도 반대율 역시 일시적 부침은 있지만 6~8%를 유지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 안착한 실무자 기반 상향식 주주권 행사가 연착륙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종적인 의결권 반대표 행사의 경우 운용역의 안건 선별 이후 6인 중심의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인 수탁자책임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대형 금융그룹 계열 산하가 아닌 독립계란 점에서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주주권 행사 여건을 가능케 하는 요인이다. 투자대상 기업과 이해관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주주가치 훼손에 대해 적극적 액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코드 하우스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주주권을 행사하는 대표적인 곳”이라며 “황 대표의 수탁자 책임 원칙에 기반해 실무자는 물론 임원들이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주주가치 훼손 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 2018년 대림산업 주주제안, 현대차 분할 찬성 '상징적'
정성적 측면에서도 수탁자 책임 이행을 상징하는 다양한 주주권 행사 사례를 남겼다. 단순한 기업 및 안건, 반대표 등을 넘어 주주가치 훼손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액션들이 많았다. 기업과의 대결구도 우려에도 주주가치를 최우선하는 철학을 사수해왔다.
2018~2019년 대림산업에 배당성향 확대 및 주주환원 관련 주주제안은 한 획을 그었다. 앞선 2017년 KB금융의 KB손보 인수 후 공개매수 과정에서의 주주활동도 마찬가지다. 투자기업 외형과 네임밸류와 상관없이 선량한 관리자 의무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2018년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찬성한 일이다. 내부 프로세스를 거쳐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 의견과 반대로 찬성하는 것이 주주이자 운용사 입장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수탁자 책임 철학은 스튜어드십코드 이전부터 뚜렷한 색채를 보였다. 2012년 만도의 한라건설 유상증자 관련 주주활동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강력하게 주주권 의지였다. 당시 하우스를 대내외적으로 각인시킨 기반이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주주권 행사 대상과 범위 등 보폭은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되고 있다. 과거 사외이사나 감사 선임 그리고 배당금에 관한 안건에 제동을 주로 걸었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안건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영토를 넓혔다.
트러스톤운용 관계자는 “독립계 자산운용사로서 스튜어드십코드만큼은 국내에서 가장 빠르고 정직한 원칙 하에 행사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하우스 주주활동은 대상 기업이 크고 작음보다는 주주가치의 훼손 여부에 따라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