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SK머티리얼즈, SK㈜ 업고 투자 DNA 발휘하나투자 확대 속 FCF 마이너스 지속...SK㈜ 투자재원 뒷받침 관측
이우찬 기자공개 2021-08-25 07:27:51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3일 1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머티리얼즈가 SK㈜에 합병되면서 SK㈜의 자금 조달 능력을 등에 업고 투자를 가속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사업 수익성이 뛰어난 SK머티리얼즈는 최근 공격적 인수합병(M&A) 등으로 현금 동원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다.SK머티리얼즈는 2016년 2월 SK그룹에 편입된 뒤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다.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7년 5123억원, 1477억원에서 2020년 각각 86.4%, 58.4% 증가한 9550억원, 2339억원을 기록했다. 2017~2020년 영업이익률은 20%를 웃돌았다. 우수한 사업 수익성에 힘입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7년 1367억원에서 2020년 281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증설 및 지분 투자 등 사업영역 확대로 투자활동현금흐름도 덩달아 커졌다. 2017년~2020년 SK머티리얼즈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685억원, -3305억원, -2374억원, -4542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반기 기준으로는 영업활동으로 1342억원의 현금이 유입됐으나, 자본적지출(CAPEX) 등의 투자활동에서 1784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SK머티리얼즈는 자체 증설 외에 지분투자로 사업영역을 지속해서 확장했다. 2016,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옛 SK에어가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데 1060억원을 투자했고, SK트리켐, SK쇼와덴코 합작사(JV) 설립에는 각각 130억원, 107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에는 반도체용 이산화탄소를 공급하는 SK머티리얼즈리뉴텍(옛 한유케미칼) 지분 80%를 40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해 2월에는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를 설립해 금호석유화학으로부터 전자소재 사업부문(포토레지스트) 사업을 양수한 바 있다.
지분투자, 합작사 설립 이외에 매년 설비투자 등 자본적지출로만 연간 수천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또 SK머티리얼즈는 매년 350억원가량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17년 이후 3차례에 걸친 자사주 매입으로는 총 3175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적극적인 투자활동, 배당 등으로 차입 부담은 늘어났다. 차입금은 2017년 5313억원에서 올 6월 말 1조3621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47.5%에서 61.7%로 올라갔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73.9%에서 255.1%로 올라갔다.
영업으로 유입된 현금 규모 이상의 투자로 현금이 유출되면서 SK머티리얼즈의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마이너스(-) 1664억원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은 회사가 영업으로 창출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에서 영업능력 유지를 위해 지출되는 CAPEX와 배당금 지급액 등을 차감한 금액이다.
영업으로 투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SK머티리얼즈의 보유 현금성자산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SK머티리얼즈 별도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올 6월 말 기준 58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도 약 1000억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에 합병되는 SK머티리얼즈는 지주사의 든든한 투자재원을 뒷받침 받게 됐다. SK㈜는 6월 말 별도기준 현금성자산 3689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18조6917억원에 이른다.
당장 시장에서는 실리콘 음극재 분야 추가 투자 확대 가능성이 언급된다. SK머티리얼즈는 미국 배터리 음극 소재 기업인 그룹14 테크놀로지(이하 그룹 14)와 합작해 'SK 머티리얼즈 그룹14'를 설립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합작사의 지분율은 SK머티리얼즈가 75%, 그룹14가 25%로, SK머티리얼즈 투자규모는 약 604억원이다. 그룹 14는 실리콘 음극재 관련 기술과 특허를 보유한 배터리 소재 회사로 2015년 설립됐다.
SK머티리얼즈는 앞서 지난해 12월 그룹14에 약 142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10.3%를 확보하고 3대 주주로 올라섰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음극재 시장 수요 비중에서 3%가량 차지하는 실리콘 음극재는 오는 2025년 그 비중이 11%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추가 투자 가능성이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다.
SK㈜는 이번 합병과 관련 "SK㈜의 글로벌 투자 관리 역량과 재원 조달 능력이 SK머티리얼즈의 풍부한 사업개발 경험과 유기적으로 결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국, 유럽, 중국 등 핵심소재 기업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적기에 규모감 있는 투자와 사업 전문성 확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밝혔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용 재원과 투자경험이 풍부한 SK㈜ 주도로 사업 강화를 위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배터리 음극재 등의 투자나 최근 SK실트론을 필두로 한 SiC 전력반도체 사업 밸류체인 통합, 강화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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