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中 선양 진출 9년만의 철수···'전화위복' 기대감 '원가 경쟁력 강화 목적' 선양 제동·조향 생산라인, 베이징·쑤저우 공장으로 이전
양도웅 기자공개 2021-09-01 07:43:48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도가 중국 선양에 진출한 지 9년 만에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동북 3성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현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성장과 먼저 진출한 글로벌 업체들이 구축한 높은 진입장벽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회사 측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국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선양 법인에서 담당하던 생산물량을 다른 대형 생산법인인 베이징과 쑤저우 법인이 나눠 가져가면서 오히려 원가 절감 등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만도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7월 중국 선양 생산법인인 '만도 선양 오토모티브 파츠(MSYC)'를 청산했다. MSYC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중국 지주사인 '만도 차이나 홀딩스(MCH)'가 거느린 9개 현지 법인 가운데 하나로, 동북 3성 중 하나인 랴오닝성의 성도에 있는 곳이었다.
MSYC는 만도가 지금의 모회사인 한라홀딩스의 자동차부품 제조·사업부문에서 떨어져나오기 전(2014년 분할)인 2012년에 설립됐다. 이듬해인 2013년 11월 제동장치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을 완료했고 그해 12월부터 드럼브레이크(DIH)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엔 브레이크 부품인 캘리퍼와 M/BSTR 등으로 양산 제품을 확대했다.
2014년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직접 중국으로 넘어가 베이징에 설립한 연구개발 센터(MRC)와 선양공장 준공식에 참석했을 만큼 MSYC는 만도 내부에서도 기대를 한껏 모으는 곳이었다. 정 회장은 당시 준공식에서 MSYC가 동북 3성의 전초 기지이자 서부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선양은 BMW와 르노그룹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시설과도 멀지 않은 곳이라는 장점도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만도의 핵심 경영과제 중 하나는 거래처 다변화였다. 2017년을 목표로 생산시설 증설을 저울질했던 것도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2016년 하반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반한 감정이 거세지면서 핵심 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자, 두 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만도는 타격을 입었다. 선양공장을 포함해 만도의 중국 총 매출액은 사드 사태 후유증이 본격화된 2017년 1조6431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줄어들었다.
이후에도 중국 총 매출액은 4년 연속 감소해 2020년 1조2928억원으로 내려앉았다. 2016년과 비교하면 27.0%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만도의 전 세계 매출액이 5.2%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 내 실적 악화는 더욱더 눈에 띈다. 전체 매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30.2%에서 2020년 23.2%로 떨어졌다.
특히 만도가 중국에서 제조하는 제동, 조향, 현가장치 가운데 선양공장의 주력 제품인 제동장치에 대한 수요가 가장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중국 내 제동장치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38%로 2016년(66%)과 비교해 절반 가량으로 감소했다. 다른 공장의 평균 가동률이 올해 들어 전년 대비 상승한 것과 달리 제동장치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전방산업 수요가 회복된 올해에도 하락했다.

이번 선양 생산법인인 MSYC가 청산되면서 앞으로 MSYC가 맡던 동북 3성 시장과 제동장치 제조 및 공급 등은 베이징 법인(MBC)과 쑤저우 법인(MSC)이 나눠 맡을 예정이다. 회사 측은 선양공장을 정리하고 다른 지역에 생산물량을 집중시킨 이번 결정이 중국 사업의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솔루션과 자율주행을 양대 사업으로 결정하고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선양공장을 구조조정하게 됐고 선양의 브레이크 라인과 스티어링(조향) 생산 라인을 각각 가져간 베이징공장과 쑤저우공장에 수요가 집중되는 등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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