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기업 리포트]테슬라 잡은 엘앤에프, 하반기 미국진출 구체화테슬라-LGES 양극재 공급망 구축 강화 관측…생산능력 25년 20만톤 확대
이우찬 기자공개 2021-09-07 07:36:09
[편집자주]
국내 전기차 밸류체인에서 배터리업체들의 경쟁력은 글로벌 상위에 있지만, 후방 산업인 2차전지 소재기업은 다소 취약하다. 4대 소재 해외의존도는 65% 이상이다. 2차전지 산업의 핵심인 전기차 밸류체인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소재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업역량, 투자현황, 재무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소재기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1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앤에프가 2차전지 양극재를 들고 올 하반기 미국시장 진출을 구체화한다. 하이니켈 양극재에서 강점을 보이는 엘앤에프는 미국 현지에 직접 진출해 전기차 업체 테슬라, 배터리업체 LG에너지솔루션(LGES)과의 공급망 구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2000년 설립된 엘앤에프는 2005년 엘앤에프신소재를 설립하며 2차전지 양극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엘앤에프신소재는 2016년 엘앤에프와 합병됐다. 엘앤에프의 최대주주는 올 6월 말 기준 새로닉스로, 지분율은 16.39%다. 'GS가(家)' 허제홍 엘앤에프 이사회의장이 새로닉스 지분 21.04%를 보유하며 엘앤에프를 간접 지배한다. 허 의장의 엘앤에프 지분은 2.49%다.
◇4900억원 유상증자로 양극재 설비 증설 본격화
엘앤에프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올해 기준 약 5만톤이다. 진행 중인 설비 증설은 2020년 11월 결정된 2100억원 투자와 올 5월 결정된 880억원 등 약 3000억원 규모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3년 14만톤으로 커진다.
투자금 조달을 위해 엘앤에프는 다양한 옵션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4966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양극재 설비 증설, 신규사옥 구축 등 시설자금으로 2300억원을, 양극재 원재료인 리튬, 니켈복합물 구매 등 운영자금으로 2666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외에도 은행차입, 전환사채 등을 활용했다. 지난 4월 은행 차입으로 400억원을 조달했다. 올 2월에는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300억원, 사모 전환사채(CB)로 90억원, 3자 배정 상환전환우선주로 460억원을 조달했다.
엘앤에프의 주 고객사는 LGES-삼성SDI에서 LGES-SK이노베이션으로 변화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3561억원 중 59%가 LGES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삼성SDI 비중은 32%였다. 2019년에도 LGES와 삼성SDI가 양대 고객사였다.
올해는 반기 기준 매출 3499억원 중 LGES 비중이 72%로 더욱 커졌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 비중 10%로 두 번째 고객사로 나타났다. 엘앤에프는 앞서 지난해 12월 LGES와 1조4500억원 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고, 올 4월에는 SK이노베이션과 1조2000억원 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SK쪽 매출 비중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하반기 해외 현지시장 진출을 발표한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시장 진출은 하반기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엘앤에프가 궁극적으로 미국, 유럽시장에 모두 진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기적으로 미국시장 진출이 먼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 진출과 관련 현재 공장 부지를 선정하고 투자규모를 저울질하는 단계다.
엘앤에프가 미국 시장 진출을 먼저 추진하는 것은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업계 2위 배터리업체인 LGES를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엘앤에프는 올 6월 테슬라에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으며 주목받았다. 배터리 소재기업이 전기차 OEM 업체에 소재를 직접 공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업체명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전기차 OEM에 양극재를 공급하고, LGES를 통해서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배터리 주요 공급사 중 하나는 LGES다.
테슬라, LGES 모두 하이니켈 배터리 확대를 공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엘앤에프가 시장에서 하이니켈 양극재 선두 기업으로 꼽히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시장 진출은 테슬라, LGES와의 양극재 공급망 강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는 하이니켈 배터리 채택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9월 '배터리데이'에서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ES는 지난 6월 호주 니켈, 코발트 제련 기업 지분 투자를 하면서 하이니켈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배터리 공급 비중을 늘리겠다고 했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에너지 밀도와 연관된 니켈 함량을 높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필수 요소로 꼽힌다. 또 값 비싼 코발트 함량을 크게 줄이고 저렴한 알루미늄을 추가해 안정성,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니켈 비중 90%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하는 곳은 엘앤에프가 유일하다"며 "하이니켈 양극재 매출 비중이 올해 50%에서 내년부터 70%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14만톤서 2025년 20만톤…3000억원 추가 조달은 영업으로
엘앤에프가 밝힌 양극재 생산능력 목표치는 2025년 기준 20만톤에 이른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해외시장 진출을 제외하고 계산한 예상치"라며 "해외시장 진출이 구체화되면 생산능력은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2023년 14만톤을 달성한 뒤 2025년 20만톤으로 양극재 생산능력을 늘리는데 들어가는 투자금은 약 3000억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부터 벌어들이는 영업현금흐름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며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 이외에 추가 외부 조달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유럽 등 해외 현지시장 진출을 확정하게 되면 추가 자금 조달 방안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엘앤에프가 쥐고 있는 약 10%가량의 자사주를 주목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2016년 엘앤에프신소재와 합병하면서 지분에 따라 약 354만주를 자사주로 전환한 바 있다.
6월 말 기준 엘앤에프의 자사주는 약 373만9000주로 지난달 31일 종가 11만5800원으로 환산하면 4330억원에 이른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논의하고 있다"며 "급격하게 생산능력을 늘리게 되면 자사주를 투자재원으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영업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확보 관건
자체 영업으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업 수익성 회복이 절실하다. 엘앤에프는 2017~2018년 영업이익률이 5%를 웃돌았으나 2019년에는 영업 적자로 전환했고,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4%에 불과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전기차용 양극재 양산이 경쟁사 대비 다소 늦어 라인 전환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며 "수익성이 높은 하이니켈 양극재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 영업이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증권업계 추산 내년 연간 영업이익은 약 1300억원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73.3%로 높은 편이다. 다만 7월 진행된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이 8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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