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세진重·일승, '보릿고개' 동방선기 위해 팔 걷는다②조선업 턴어라운드 앞둬, LNG재기화·선실 연계 기대…무차입·자산 담보 여력 활용 전망
신상윤 기자공개 2021-09-07 07:13:13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3일 13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박·플랜트 배관 전문기업 '동방선기'가 경영권 매각을 통한 체질개선에 나선다. 동력을 제공할 주체는 조선 친환경 장비 전문기업 '일승'이다. 특히 일승의 모회사인 세진중공업도 함께 나서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일승과 세진중공업은 4년 넘게 이어진 적자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동방선기가 체질개선에 성공할 수 있도록 팔을 걷을 것으로 관측된다.코스닥 상장사 동방선기는 지난 1일 변곡점을 맞았다. 창업자 김성호 회장 등 오너일가는 이날 보유한 경영권 지분 전량을 일승에 넘기기로 했다. 코스닥 상장사 일승이 인수할 동방선기 지분은 259만391주다. 총 95억원에 거래를 마칠 예정이다. 한 달 뒤 잔금을 치르면 일승은 동방선기의 새로운 최대주주(28.73%)로 올라선다.
동방선기도 새로운 주인을 맞을 채비에 나섰다. 우선 이번 경영권 변경 계약으로 촉발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2017~2020년 4년 연속 적자를 낸 동방선기는 올해 3월 환기종목에 지정됐다. 환기종목인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권 변경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다. 주식 거래도 중단된다. 이와 관련 거래소는 오는 27일까지 대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문제가 풀리면 내달 22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체질개선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 작업엔 인수자 일승과 모회사 세진중공업이 팔을 걷을 예정이다. 아울러 동방선기의 전문경영인 홍존근 대표가 연말까지 보장된 임기를 유지하며 인수 후 통합(PMI) 작업에 협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승은 동방선기가 가진 선박·플랜트 배관 기술력에 기대를 품고 있다. 특히 LNG 재기화 설비(Regasfication Unit)와 협업이 예상된다. 일승은 지난 6월 수주한 '필리핀 바탕가스주 1200㎿급 ILIJAN 복합화력발전소 및 LNG 터미널'에 공급할 재기화 설비에도 동방선기 배관 사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진중공업도 주력 제품인 '선실(Deck House)'이나 '상갑판 유닛(Upper Deck Unit)' 등에 배관 수요가 많다. 최근 추진하는 풍력발전 설비 및 구조물 등 신규 사업과도 연계할 수 있다.
전방 조선산업은 대형사의 수주가 잇따라 전망도 밝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1~7월 한국 조선사들의 누적 선박 수주량을 1276만CGT(표준환산톤수)로 집계했다. 조선업 호황기였던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산업 특성상 수주 후 1~2년 설계를 거쳐 생산에 돌입하는 만큼 일선의 조선기자재 기업들은 내년을 턴어라운드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동방선기는 올해 상반기 기준 무차입금에 부채비율도 15.7%에 그치는 등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아울러 부산 녹산공단 등에 장부가 기준 133억원 상당의 토지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담보 여력도 충분한다. 이는 경영권을 인수한 일승이 실사 과정에서도 높게 평가한 부분으로 전해진다. 동방선기는 향후 늘어날 일감에 대비해 생산능력 증설과 자금 조달 등을 위한 자체 체력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일승 관계자는 "동방선기가 가진 배관부문 기술력을 기반으로 생산능력 확대와 경쟁력을 강화하면 다가올 조선업 턴어라우드와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인수를 마치면 일승뿐 아니라 세진중공업과도 사업적 시너지를 낼 방법을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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