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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IPO 밸류 적정성 논란에 '정공법' 대응 '성장률 조정 EV/Sales' 필요성 적극 피력…피어그룹 변경, 기업가치는 오히려 상승

최석철 기자공개 2021-09-10 08:00:13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8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페이가 기업가치 산정 방식으로 활용한 ‘성장률 조정(Growth-adjusted) 기업가치/매출액(EV/Sales)’의 적정성을 적극 피력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방식이지만 국내외에서 핀테크기업 IPO가 쏟아지는 가운데 전통 지표가 아닌 새로운 밸류에이션 방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피어그룹 산정을 위한 모집단 수도 기존보다 약 4배 늘리며 선정과정의 설득력 역시 확보했다는 평가다. 그 결과 사실상 시가총액이 카카오페이 기업가치와 비슷한 수준인 회사가 비교기업으로 새롭게 선정됐다.

◇해외 IT·플랫폼기업 밸류 산정 '대세'...동일 방식 평가 '업스타트' 피어그룹 포함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IPO 진행과정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히 대어급 IPO라서가 아니라 향후 국내 플랫폼회사의 새로운 기업가치평가 모델로 ‘성장률 조정(Growth-adjusted) 기업가치/매출액(EV/Sales)’가 자리잡는 분수령으로 꼽히면서다.

카카오페이와 주관사단은 정정 이후에도 기업가치 밸류에이션 방법으로 ‘성장률 조정 기업가치/매출액’을 유지했다. 페이팔 등 비교기업의 적정성 논란과 함께 몸값 거품 논란의 주된 요인으로 꼽혔던 포인트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할인 전 기업가치는 기존보다 약 1조원 증가했다. 이에 카카오페이와 주관사단은 할인율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공모가를 낮추는 선택을 했다.

해당 방식은 국내에서는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는 적용된 적이 없어 다소 생소한 지표다. 적자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수익이 발생하는 기업과 비교한다는 점, 과거 매출 성장률을 근거로 미래 기업가치를 산정한 점 등이 논란을 불러왔다.

다만 해외에서는 핀테크·IT기업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밸류 산정에 해당 방식을 적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기관 협력 플랫폼 ‘코세라’와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 원격 의료 서비스기업 ‘텔라닥’ 등 국내에 잘 알려진 기업 역시 ‘성장률 조정 기업가치/매출’ 방식으로 밸류 산정됐다.

상대적으로 핀테크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경우 매출액 성장률이 높을수록 EV/Sales 배수가 높게 형성되기 마련이다. 이를 적절하게 반영하기 위해서는 성장률 격차도 고려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번에 새롭게 카카오페이 IPO의 피어그룹에 새롭게 포함된 ‘업스타트’ 역시 해당 방식으로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같은 방식으로 평가받는 기업을 피어그룹으로 내세워 밸류 방식의 설득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업종·사업적 유사성 기준 완화...시총 비슷한 기업 위주 피어그룹 재선정

업스타트는 당초 사업적 유사성 측면에서 비교기업에서 제외됐던 기업이다. 정정 과정에서 사업적 유사성 기준을 ‘B2C 금융 플랫폼 서비스 운영 기업’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보유 유무’로 완화하면서 새롭게 포함됐다.

카카오페이 역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는 만큼 굳이 B2C 금융 플랫폼으로 한정지을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기존 개인 신용대출에 더해 부동산 담보대출과 소호 기업대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인 만큼 대출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춘 업스타트가 비교기업으로 적절하다는 내부적 평가다.

피어그룹 재선정 과정에서는 업종 유사성 기준 역시 완화하는 방식으로 더욱 많은 기업을 검토했다. 카카오페이의 사업 확장성을 더욱 부각하는 것과 동시에 밸류 산정의 적정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먼저 기존에는 피어그룹 산정을 위한 모집단 선별 과정에서 블룸버그산업분류에서 데이터 및 거래 처리장치에 속하는 기업으로 한정지었지만 이번에는 소비자금융 섹터까지 확대했다.

카카오페이가 단순 거래 플랫폼을 넘어 대출과 투자, 신용평가, 보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이를 충실하게 반영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비교기업 선정을 위한 모집단은 기존 101개사에서 405개사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업종 유사성에서 배제됐던 스톤코 역시 새롭게 후보군으로 포함돼 최종 비교기업으로 선정됐다.

아울러 재무적 유사성 측면에서는 시가총액 500억 달러 미만으로 제한하는 등 더욱 타이트한 기준을 적용했다. 페이팔과 스퀘어 등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훌쩍 넘는 대형사가 제외된 이유다. 지나치게 대형 기업을 비교기업에 포함시켰다는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사실상 시가총액이 카카오페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피어그룹을 꾸리면서 적정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카카오페이가 할인 전 기업가치로 17조7968억원을 제시했다. 비교기업의 대략적 시총은 파그세그로 22조원, 스톤코 16조원, 업스타트 14조원 등이다.

피어그룹을 재선정한 뒤 카카오페이의 할인 전 기업가치는 오히려 상승한 만큼 당초 제시했던 카카오페이 본연의 밸류가 적정하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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