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우리금융 새 주주 들어온다…지배구조 영향은 [우리금융 민영화]기존 과점주주 체제 굳히기 관건, 파트너십 맺기 숙제

고설봉 기자공개 2021-09-10 07:01:03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9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 1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10%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행사했던 사외이사 추천권 등 권한도 모두 내려놓는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등 지배구조도 변화가 예상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제제를 떠받쳤던 현재 과점주주들이 든든한 우군이다. 여기에 현 경영진과 소통이 원활한 FI를 유치하게 되면 지배구조를 더욱 안정화할 수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는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15.25% 가운데 10%를 매각한다고 9일 발표했다. 공자위는 지난달 23일 제190차 회의에서 예보로부터 ‘2021년도 하반기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세부 매각 방안’을 보고받고 이를 심의·의결했다. 이후 기존 과점주주 등과 협의를 거쳤다.

지분 매각 방식은 희망수량 경쟁입찰이다. 다만 투자의향서 접수나 본입찰 단계에서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거나, 입찰가격 등이 공자위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경우에는 희망수량 경쟁입찰을 중단하고 블록세일로 전환될 수 있다.

공자위는 “장기투자자 확보가 가능하고 매각수량 및 가격 등에 있어 블록세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희망수량 경쟁입찰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자위와 과점주주들은 4% 이상 지분을 신규로 취득하는 투자자에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주기로 했다. 더불어 기존 주주의 경우도 4% 이상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 사외이사 1인을 추가 추천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합의했다.

이번 예보의 지분 매각으로 우리금융은 사실상 완전한 민영화를 이루게 됐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예보가 빠지고 민간주주가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우리금융을 지탱해왔던 과점주주 체제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9월 현재 예보는 우리지주 지분 15.25%를 확보한 최대주주다. 다만 향후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5.25%로 지분율이 떨어질 전망이다. 다음으로 지분 많은 순으로는 국민연금공단(9.8%), 우리사주조합(8.75%), IMM PE의 특수목적회사(SPC)인 노비스1호유한회사(5.62%) 등 순이다.


실질적으로 우리금융 지배구조를 지탱하고 있는 세력은 과점주주들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 푸본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등 5대 과점주주 체제가 우리금융을 지배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율은 총 20.84%다.

과점주주들은 그동안 예보와 함께 우리금융 이사회 구성원으로 올라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지분 4% 이상을 보유한 경우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한다는 룰에 따라 과점주주마다 1명씩 사외이사를 추천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2021년 9월 현재 사외이사 5명, 비상임이사 1명, 사내이사 2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이원덕 부사장이 맡고 있다. 비상임이사는 예금보험공사에서 추천한 김홍태 예금보험공사 기획조정부장이다. 나머지 사외이사 5명은 과점주주들이 각 1명씩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됐다.

예보가 지분을 매각하면 과점주주 체제는 물론 이사회에까지 영향이 미치게 된다. 특히 4% 이상 지분을 확보한 제3의 주주세력이 등장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산술적으로 단순 계산하면 새로운 주주에게 사외이사 자리 2개를 내줘야 한다.

우리금융 이사회에 2명의 사외이사가 합류한다고 해서 당장 중요한 의사결정이 틀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이사회가 지금처럼 한뜻으로 손 회장을 지지하고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을 뒷받침하고 있는 현 상황과는 다른 양상으로 흐를 여지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 과점주주들은 손 회장의 든든한 우군이다. 지난해 DLF 제재심 사태 때도 손 회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손 회장이 3년 연임을 확정할 당시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우리금융 2대 주주인 국민연금(7.71%)의 반대에도 과점주주의 지지 덕에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다만 기존 과점주주 체제를 흔들만한 주주라면 예보가 지분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예보는 이번 지분 매각에서 낙찰자 결정 기준에 비가격요소도 일부 반영할 계획이다. 이는 과점주주 매각의 특수성을 감안한 결정이다. 매각 결과 낙찰된 투자자는 이사회 등을 통해 경영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과점주주들과 어느정도 협의를 거쳐 낙찰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신한금융그룹의 투자 유치와 지배구조 재편 과정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취임 뒤 계속해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이사회 참여의 길도 터줬다.

신한금융은 주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들과 관계를 맺었는데 이들과 합의에 따라 올 3월 사외이사를 기존 10명에서 12명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4명을 FI 선임 몫으로 돌렸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 이사회에서 FI들이 차지하는 힘이 사뭇 강화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안정화 등을 고려했을 때 기존 과점주주 및 현 경영진과소통이 원활할 수 있는 FI들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며 “투자유치도 받고 지배구조도 안정화 할 수 있다는 명분도 함께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