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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돋보기/서민금융진흥원]자산 3조 돌파 저력, 자체 대출사업 '양호'②넉넉한 운용자산에 대출채권 증가세, 창업·취업대출 사업 '아쉬움'

류정현 기자공개 2021-10-01 07:20:27

[편집자주]

서민금융진흥원은 이제 출범 5년차에 접어들었다. 다른 금융공기관에 비해 짧은 역사다. 다만 그 존재감만큼은 최근 그 어느 곳보다 큰 상황이다. 코로나19,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서민계층을 위한 정책금융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서민금융진흥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10주년을 향해 걸어갈 길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8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지난 5년 동안 자산 볼륨이 크게 증가했다. 갈수록 서민금융 수요가 커지면서 자체 사업이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나타낸 덕분이다. 특히 서민금융진흥원의 주요 운영 재원인 휴면예금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자산규모 3조원을 돌파했다.

자산이 늘어난 만큼 본업인 대출사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한때 100억원 규모를 넘어섰던 취업·창업지원 대출은 주춤한 양상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을 이용하는 주요 대상이 저소득·저신용층인 만큼 해당 대출이 활성화하기에는 근본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요 재원 휴면예금 ‘쑥’…자산규모 3조원 돌파

서민금융진흥원 재원의 대표적인 구성항목은 휴면예금이다. 휴면예금은 금융소비자가 주거래 목적이 아닌 특수 목적으로 잠시 개설했다가 방치된 계좌에 담긴 예금액을 말한다. 각 금융회사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제40조에 따라 서민금융진흥원에 휴면예금을 출연할 수 있다.

휴면예금 재원은 매년 견조한 수준으로 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해당 자금을 휴면예금예수부채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서민금융진흥원의 휴면예금예수부채는 총 1조2181억원이다. 전년 동기(1조407억원)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휴면예금을 활용해 얻는 수익도 견조한 흐름이다.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이 휴면예금을 활용해 올린 영업수익은 약 370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339억원보다 9.14% 증가한 수치다. 2019년부터 휴면예금을 통해 얻는 순이익만 매년 200억원 규모다.

규모는 이보다 작지만 휴면보험금도 비슷하다. 서민금융진흥원은 각 보험사로부터 고객이 찾아가지 않는 보험금 중 소멸시효가 지난 금액을 휴면보험금 명목으로 받을 수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이를 재원으로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소액보험사업을 영위한다.

지난해 말 서민금융진흥원의 휴면보험금부채는 약 5577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5549억원보다 0.5% 증가했다. 휴면예금에 비해 규모나 증가율은 떨어지지만 전체 재원에서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전체 자산에서 금유자산의 비중이 작지 않은 상황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지난해 말 보유한 전체 금융자산 총액은 2조4340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2조3462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 1년 사이 약 3.74% 증가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휴면예금이나 기부금 등을 주요 재원으로 삼는 만큼 안정성에 방점을 찍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전체 금융자산 중 대부분을 금융채, 리스채와 같은 채권 자산이거나 정기예금 등으로 구성했다.

이에 힘입어 서민금융진흥원은 꾸준히 덩치를 불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의 자산 총계는 3조1706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2조9063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9.09% 증가했다. 출범 당시 자산이 약 1조4338억원이었는데 지난 5년 사이 약 121%를 넘는 성장률을 나타냈다.

출처=서민금융진흥원 기간별 감사보고서

◇넉넉한 재원에 대출사업 양호, 창업·취업 대출은 '글쎄'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유하고 있는 재원이 넉넉한 만큼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사업도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출범 당시 약 2300억원대였던 대출채권 규모가 최근 3800억원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의 대출채권 총액은 약 3812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3448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10.56%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을 유지한다면 올해 말까지 4000억원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체 대출사업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건 단연 미소금융대출이다. 미소금융은 영세자영업자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소액금융사업을 말한다. 과거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영위하던 부분을 2016년 출범하면서 그대로 이어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의 미소금융사업 대출채권은 약 2846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2529억원이었는데 약 12.53% 증가했다.

예외적으로 취업·창업자금 대출의 경우 취급액은 줄어들고 있다. 총 5개 종류의 대출채권 가운데 신용회복지원대출과 함께 하락세를 보였다. 신용회복지원 대출의 경우 더 이상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신용회복위원회로 금액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운영 중인 대출 가운데에서는 창업·취업 대출채권만 유일하게 부진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의 창업·취업 대출채권 총액은 87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90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3.33% 감소했다. 출범 당시 100억원을 상회했던 대출채권 규모가 5년 사이 80억원 대로 감소한 것이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해당 상품의 경우 수요자가 신청할 경우에 지원이 나가는 대출”이라며 “최근 신청 건수가 줄어 해당 채권도 같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해당 대출채권의 지속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애초에 신용등급이나 소득이 낮은 금융취약계층 가운데 창업이나 취업을 위해 대출을 받는 사람은 드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금융진흥원을 이용하는 사람 중에는 창업자금보다는 재활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많은 것이 당연하다”며 “취업 및 창업자금 대출은 소수를 위해 남겨 놓고 적극적인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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