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임원 영입' 금호타이어의 전략은 한국타이어 마케팅 부문서 활약한 임승빈 전무 영입···유럽 등 해외 시장 영업 '강화'
양도웅 기자공개 2021-10-05 07:44:30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1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가 경쟁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마케팅·영업통' 인사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간 국내 타이어 3사 사이에 인사 이동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임원급 인사 이동 사례는 적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이번 인사로 금호타이어는 크게 두 가지 점을 시사했다. 하나는 인재 선택에서 전보다 한결 자유로워진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가려운 곳'인 유럽 시장을 포함한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태도로 변할 것이라는 점이다. 향후 유럽 공장 건설도 추진할지 주목된다.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 공장이 없는 곳이 금호타이어다.
◇ '경쟁사 임원이면 어때'···확 달라진 금호타이어의 인재 영입 룰
금호타이어는 1일 임승빈 전 한국타이어 전무를 부사장에 선임했다. 임 부사장의 직책은 영업본부장으로 회사의 국내외 영업을 총괄한다. 회사 관계자는 "임 부사장이 이제 막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며 "가시적인 전략 지시가 곧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964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임 부사장은 1992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독일법인장(상무보)과 글로벌마케팅전략팀장(상무보), 글로벌마케팅전략담당 임원(상무), 마케팅부문장(전무)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부터 1년간은 경영자문역을 맡았다. 30년간 한국타이어에서 근무한 '한국타이어맨'이었던 셈이다.
이 관계자는 "그룹사로 있었을 때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부분"이라며 "지금은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회사의 문이 열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금호타이어는 중국의 더블스타그룹이 주축이 돼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싱웨이코리아에 인수됐다.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인재 영입에서도 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임 부사장 영입 전인 지난해 11월에 채양기 전 현대·기아차 사장을 사장에 앉히는 '파격'을 선보였다.
채 사장은 현재 관리총괄 겸 경영기획본부장으로서 대표이사인 정일택 사장을 보좌하고 있다. 1953년생인 채 사장은 회사의 '큰 형님'으로서 그간 회사가 풀지 못했던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도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조선대 법학과 출신으로 호남에 대해 잘 아는 그는 광주공장 이전 문제를 푸는 데 큰 관심을 두는 것으로 알려진다.
연이은 외부 인재 수혈이 금호타이어의 달라진 인재 영입 모습을 보여준다면, 임 부사장 영입만 따로 떼 보면 회사의 미래 경영전략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바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진화이다. 무엇보다 임 부사장이 유럽에서 주재원으로도 근무하며 다양한 마케팅과 영업 관련 경험을 쌓은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유럽은 금호타이어가 다른 국내 경쟁사에 비해 다소 적은 관심을 보인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 가운데 회사의 주된 관심은 중국이었다. 현재 중국과 미국,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국과 베트남엔 생산시설이 1개씩 있는 반면 중국에는 톈진과 난징, 창춘 등 3곳에 생산시설을 구축해놨다.
하지만 최근 미·중 갈등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주요 국가들의 제재가 심화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도 주춤하면서 회사 내부에선 글로벌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온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임 부사장 영입을 결정한 것 같다"며 "부사장급이기 때문에 최대주주인 더블스타의 의견도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더불어 주목되는 점은 임 부사장이 유럽 공장 설립을 추진할 것인지 여부다.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 공장이 없는 곳이 금호타이어다. 한국타이어가 헝가리, 넥센타이어가 체코에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것과 대비된다. 현지 완성차 업체에 맞춤형 타이어를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선 유럽 공장 설립이 필요하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진 유럽 공장을 포함한 신규 공장 건설에 대해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며 "현재 우선순위는 광주공장 이전이고, 이전 사업이 원활히 이뤄져야 투자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운임 상승으로 수출 관련 비용이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유럽 공장이 없는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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