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금호타이어 주식 '꽃놀이패' 쥐었다 ‘매각 금지’ 해제…공장 이전·재무 개선, 주가 상승 기대감 'UP'
고설봉 기자공개 2021-07-19 07:00:16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6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금지가 해제되면서 현금화의 길이 열린 가운데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내에서는 지분 매각에 대해 급할게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대로 두면 계속해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채권단은 광주공장 이전과 경영 정상화 성과 등으로 금호타이어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공장 이전으로 2조원대 토지보상금이 유입되면 재무구조가 단번에 개선될 전망이다. 또 경영 정상화가 완숙기에 접어들면서 실적도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어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주가상승에 채권단 지분매각 만지작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주식 매각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일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맺은 금호타이어 보유 지분 매각제한이 해제됐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언제든 출자전환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최근 금호타이어의 주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채권단의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과거 대출금을 주식으로 출자전환 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하락하며 평가손실을 입었지만 주가 상승으로 현 시점에 주식을 매각해도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은 채권단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매각이 가능한 시점에 주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실현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금호타이어가 경영난을 겪던 와중에 주가가 3000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았지만 최근 7000원 선을 형성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은행은 CB전환한 대출금을 이미 각자의 북(Book)에 시세 반영해 기표해놓았고, 그게 평가손익에 영향을 준다”며 “주가가 상승하고 매각이 현실화 되면서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조건도 좋다. 출자전환 채권단이 9인 이하여서 공개매수 룰에도 안 걸린다. 다만 채권단은 매각가 등을 높게 유지하고 거래 조건을 좋게 만들기 위해 공동매각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산업은행을 비롯해 총 9곳이다. 채권단 보유 주식은 총 6636만8844주로 지분율은 23.11%다. 우리은행이 7.78%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 7.43%, KB국민은행 2.29%, 한국수출입은행 1.72%, 신용보증기금 0.27%, 신보채안펀드제일차 1.1%, NH농협은행 1.01%, 하나은행 0.85%, 광주은행 0.66% 순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산은 주도로 블록딜 등 공동매각을 하려고 한다”며 “프리미엄 등을 감한해서라도 각자 조각조각 팔면 싸게 팔수 밖에 없게 되기 때문에 채권단 전체가 같이 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공장 이전, 재무구조 개선 가시화…추가 상승기대에 매각 늦추자 주장도
채권단 일각에서는 매각을 급하게 서두를 것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호타이어가 이미 바닥을 찍고 경영 정상화 완숙기에 접어든 만큼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전망이다. 그만큼 채권단은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주식 매각이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이라며 “주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고, 금호타이어가 추진하고 있는 광주공장 이전이 연내 성사될 예정이어서 단기간 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올해 안에 광주공장 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광주시와 사전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 따른 기존 공장부지 활용방안과 용적률 상향, 개발 계획 등도 윤곽이 드러났다.
금호타이어가 새로 공장을 건설할 후보지도 선정됐다. 금호타이어는 신설할 공장에 최신 설비를 갖춰 전기차,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광주공장은 노후화로 불량률 등이 다소 높고, 미래차 전용 타이어 생산도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이전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면 경영 정상화의 속도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공장 이전에 따른 가장 큰 효과는 재무구조 개선이다. 광주공장 이전이 마무리되면 금호타이어는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쥘 수있다. 이중 일부를 공장 신설에 투입하고, 나머지 자금은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더블스타가 2018년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에 의뢰한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광주공장 가치는 약 1조9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또 공장 이전 비용 약 1조4000억원 가량을 제외하고 시세차익은 최소 약 5000억가량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시세차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공장 인근 KTX송정역세권 개발이 진행되면서 주변에 신도시급 주거단지 및 상업시설 조성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재 광주 공장 토지의 공시지가는 1㎡당 최저 15만원에서 최고 38만원이다. 광주 공장과 인접한 송정역 주변 토지의 경우 공시지가가 1㎡당 34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이미 개발이 완료된 송정적 인근 상업지역은 공시지가가 1㎡당 최고 600만원이다.
공장부지는 42만㎡(12만7000여평)로 인근 지역 최저 공시지가를 단순 적용해 합산해도 최소 1조4280억원 가량으로 평가된다. 실제 거래가는 이보다 높게 형성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약 2조5000억원 안팎에서 광주공장 부지의 매각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각 차익 2조5000억원을 기준으로 봤을 때 금호타이어가 공장 신설에 1조40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해도 약1조1000억원의 자금이 남는다. 이 현금은 차입금 상환 등에 쓸 수 있다. 그동안 금호타이어의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을 방해했던 이슈를 단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된다.
2021년 3월말 현재 금호타이어의 총차입금은 1조9350억원이다. 공장 이전이 완료되면 현재 차입금의 57%를 상환할 수 있다. 단숨에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면서 연간 이자비용 지출 등도 줄어들게 된다. 순이익 등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은 급할게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향후 업사이드(Upside)가 거의 100% 예상 가능한데 굳이 지금 매각해서 수익을 줄일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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