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쿄올림픽이 지난 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림픽은 반전 드라마라는 말이 있다. 9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여자양궁 단체전처럼 효자 종목에서의 메달 수확만큼이나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예상치 못한 선전에 가슴 뛰기도 한다.이같은 감동은 비단 스포츠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좀처럼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던 기업이 양질의 인수합병(M&A)을 계기로 바닥을 찍고 반등에 성공하거나 신사업 전환으로 1위 기업과의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도 한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정일택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맞아 반전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금호'라는 사명에서 단번에 알 수 있듯이 옛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타이어 회사였다. 1990년 미국 오하이주에서 처음으로 해외 기술센터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세계 타이어업계 10위권 진입을 이뤄냈다. 2002년에는 국내 타이어업계 최초로 포뮬러3의 공식 타이어로 선정되며 업계를 리드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는 우여곡절을 더 많이 겪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이 여파로 금호타이어는 2009년부터 5년간 워크아웃에 빠졌다. 2018년 중국 더블스타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업계 안팎에서는 트럭회사와의 시너지보단 중국 내수 물량만 채우면서 성장이 가로막혔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왔다.
금호타이어가 긴 부침을 겪는 사이 경쟁업계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갔다. 한국타이어는 2012년 분할 이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실적을 보였다. 경영권을 사이에 두고 형제간 힘겨루기가 있었으나 이는 지배구조 개선과 ESG 경영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사업 전담 법인인 아이앤비(I&B)코퍼레이션을 설립해 혁신 성장에 밑그림을 그렸다.
인고의 시간 끝에 금호타이어는 최근 반전 카드를 내놨다.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금호타이어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손잡고 '타이어 디지털 트윈'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타이어 개발에 적극 활용해 컴파운드 설계 예측(VCS)과 성능 예측(VTS) 시스템 개발을 마쳤다.
정일택 사장이 금호타이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전대진 전 대표이사의 사임 이후 신사업 추진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엔지니어 출신인 정 사장이 대표이사로 낙점됐다는 후문이다. 신기술에 대한 갈증 해소에 나선 금호타이어가 3년 뒤 파리올림픽이 개최될 즈음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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