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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에스이씨, '40년 공동경영' 체제 종지부 찍었다 공동창업주 김점용 회장 부자, 1500억에 구주 매각…최화봉 회장 주도로 경영 재편

조영갑 기자공개 2021-10-26 07:30:3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이래 40년 이상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유지한 신흥에스이씨가 공동경영을 마무리 짓는다. 최화봉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어 온 김점용 회장과 김 회장의 장남 김기린 대표가 구주를 전량 매각하고, 경영에서 손을 뗀다. 업계에선 최 회장 및 직계가족의 구주 매각 가능성에 관심을 쏟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흥에스이씨 개인 최대주주인 김 대표와 부친 김 회장은 지난 20일 세컨웨이브 유한회사 외 5인과 기보유 보통주 208만주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 지분 123만주(16.27%)와 김 회장 지분 85만주(11.22%) 전량을 매각하는 거래다. 완료되면 신흥에스이씨의 개인 최대주주는 최 회장(11.22%)이 된다.

구주 인수자는 최근 1000억원 규모의 신흥에스이씨 유상증자(CPS)에 참여한 FI다. 제이케이엘파트너스가 출자해 설립한 세컨웨이브와 스틱PEF(스틱글로벌혁신성장 사모투자합자회사)가 78만주(10.31%)를 각각 인수하고, 에스지코어 유한회사가 17만주(2.29%)를 가져간다. 에스케이에스한국투자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와 대신에스케이에스이노베이션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가 8만7000(1.15%)주를 각각 인수한다.

이 거래로 김 회장 부자는 총 15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쥐게 된다. 다음달 2일 자금이 납입될 예정이다. 주당 단가는 7만2200원으로 책정했다. 업계에선 올해 8월 말 신흥에스이씨의 주가가 9만5000원의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김 회장 측이 추가 하락의 가능성을 대비해 서둘러 지분을 매각한 거로 보고 있다. 20일 종가는 7만65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 부자의 구주 매각 관련 논의는 약 한 달 전부터 구체화됐다"면서 "지난해 초 주가가 1만원 대로 하락하는 등 저점 국면이었지만, 이후 기업가치가 상승을 거듭해 올해 8월부터 매각 시점을 타진한 거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2차전지 시장의 확대로 신흥에스이씨의 기업가치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지분을 전격적으로 매각한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신흥에스이씨 관계자는 "(최고경영진의) 개인적 결정일 뿐 구체적인 사유를 알지는 못하지만, 김 회장과 최 회장 측의 합의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이에스씨는 금성사(LG), 삼성전관(삼성SDI) 출신인 김점용, 최화봉 회장이 1979년 설립한 신흥정밀이 모태다. 2009년 법인전환 후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 김 회장은 장남 김 대표, 최 회장은 사위 황만용 대표를 후계자로 내세워 공동경영을 이어 왔다. 매각 전 양가의 지분율은 각각 28.4%로 오랜 기간 동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구주 매각으로 공동경영에 종지부가 찍히면서 신흥에스이씨는 최 회장 일가의 단독경영 체제로 재편된다. 구주 거래 대금 납입이 완료되면 신흥에스이씨는 임시주총을 열고, 새 이사회를 구성한다. 그동안 김 회장, 김 대표, 최 회장, 황 대표가 이끌던 이사회에서 김 회장 부자가 빠지고, 최 회장 측 인물이 천거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위 황 대표에 힘이 대폭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회사에 합류한 황 대표는 2009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으며 장인을 보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6.43%의 지분을 쥐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 일가의 구주 매각 가능성 역시 거론하지만,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통상 특관인으로 묶여 있는 공동경영 체제에서 경영권 변동을 수반하는 지분매각이 이뤄지려면 이해 당사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최 회장 일가가 구주 매각의사가 있었다면 김 회장 일가와 동시에 매각하는 게 자연스럽다. 최 회장의 특관인이 사위 황 대표를 포함해 딸 3인, 손자손녀 등 6인으로 구성된 것도 지분 매각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여기에 CPS와 구주를 인수한 FI의 각 지분율이 기존 경영권을 위협하지 않을 수준으로 안배된 것도 눈에 띈다.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세컨웨이브, 스틱PEF 등은 향후 보통주 전환을 거쳐도 10% 초반의 지분율을 확보할 전망이다. 단, FI들이 연합전선(특수관계인)을 구축하면 총 37.45%(328만주)의 지분을 쥘 수 있지만, 블라인드 펀드가 모인 '클럽딜' 형태라 이해관계가 상이하다는 점이 한계다.

신흥에스이씨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개인 간 구주 거래일 뿐 회사 전체의 경영권에 대한 부분은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김 회장, 김 대표가 이사회를 떠나도 나머지 경영진이 건재하기 때문에 단독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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