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27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9년 현대카드가 서울역 일대 한복판에 등장했다. 환승센터 일부 버스정류장을 감각적으로 디자인해 ‘아트쉘터’라는 이름으로 재탄생시켰다. LED 스크린으로 꾸려진 정류장 벽면에서 나오는 다양한 콘텐츠는 서울의 첫인상을 강렬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현대카드가 투박한 정류장을 새롭게 꾸미는 일 자체는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이전부터 디자인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작업을 시작한 배경은 실로 놀라웠다. ‘버스정류장도 신용카드와 같이 최종목적지로 가는 중간매체’라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한 홍보와 기부활동에도 자신만의 철학을 담아내는 회사였다. 이를 주도했던 정태영 부회장이 카드사업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의 현대카드 사랑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직접 작성하는 소셜미디어 게시글이 대표적이다. 시간과 날짜에 상관없이 현대카드를 알리는 글을 작성한다. 며칠 전에는 강렬한 색깔로 디자인된 현대카드 광고 사진이 연달아 올라오기도 했다.
그런 정 부회장을 두고 최근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올해 4월 자신이 총괄하던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등 3개 회사에 돌연 각자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이어 9월에는 현대캐피탈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일련의 과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말들이 쏟아진다. 착실하게 키워 놓은 현대캐피탈에서 갑작스레 물러난 이유,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독립설, 현대자동차 그룹과의 관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작지 않은 회사의 무게감 있는 인물의 변화이니 주목할 수밖에 없다.
다만 여러 '설'을 제쳐두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가 다시금 현대카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3사를 동시에 운영할 때도 '사소한 일도 일일이 챙긴다'는 평가를 들었던 정 부회장이다. 비우호적인 카드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를 통해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할까. 버스정류장 디자인만큼 혁신적인 사고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12년 전 현대카드가 설치한 버스정류장은 여전히 서울 시민이 거쳐 가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그곳을 거쳐 최종 목적지로 향한다. 최근 일었던 정 부회장과 현대카드의 변화도 그가 진정으로 바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한 중간 다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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