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에이티세미콘 대표, 리더스기술 CB 지렛대 '지배력 강화' 개인회사 더불어 200억 투자, 기업가치 키워 오너십 확대 재원 마련 관측
조영갑 기자공개 2021-10-29 08:11:38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7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에이티세미콘과 리더스기술투자를 거느리고 있는 김형준 대표가 지배력 강화에 본격 나선다. 리더스기술투자가 발행하는 200억원 규모 CB(전환사채)를 전량 인수해 궁극적으로 모회사 에이티세미콘의 오너십 강화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그림이다. 리더스 기술투자는 CB 납입금 전액을 펀드에 출자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리더스기술투자는 타법인 증권 취득을 목적으로 200억원 규모 CB를 발행한다. 발행주식수는 2845만주,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0%다. 보통주 전환청구 기간은 2023년 1월 27일부터 2025년 9월 27일까지다. 전환가액은 최근 리더스기술투자의 산술평균주가 수준인 703원이다.
CB는 김 대표와 김 대표의 개인회사(특수관계인) 더에이치테크가 전량 인수한다. 김 대표가 80억원(1138만주), 더에이치테크가 120억원(1707만주)을 투자한다. 더에이치테크는 김 대표가 지분 95%가량을 쥐고 있는 투자회사다. CB가 전량 보통주 전환 청구되면 김 대표와 더에이치테크는 리더스기술투자 지분 22.70%를 확보할 수 있다. 에이티세미콘에 이어 2대주주 지위다.
리더스기술투자는 조달 자금을 펀드에 출자한다. 제이씨(JC)파트너스가 결성한 '제이씨어슈어런스 제2호'다. 제이씨파트너스는 2019년 MG손해보험의 최대주주다. 결성 펀드를 통해 MG손해보험의 유상증자에 참여, 유동성을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와 더에이치테크가 출자한 200억원이 알토란처럼 쓰일 예정이다.
사실 김 대표는 리더스기술투자의 지배력을 강화해야 할 강력한 동기가 없다. 에이티세미콘을 통해 이미 리더스기술투자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티세미콘은 올해 5월 340억원을 투자해 리더스기술투자의 최대지분(24%)를 확보했다. 김 대표는 에이티세미콘의 최대주주(11%)다. 김형준(및 더에이치테크)→에이티세미콘→리더스 기술투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업계에선 에이티세미콘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CB 투자로 해석하고 있다. 리더스기술투자의 기업가치를 높인 후 보통주 일부를 매각하고, 이 자금을 바탕으로 에이티세미콘의 지배력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에이티세미콘은 최근 3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김 대표와 더에이치테크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인 약 100만주(7%)만 청약하면서 지분을 확대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신주 상장 후 김 대표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11%에서 약 7% 수준으로 희석됐다. 반도체 비메모리 전방투자 확대에 앞서 김 대표가 에이티세미콘의 지배력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에이티세미콘의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지만, 저평가된 리더스기술투자의 지분 가치를 끌어올린 후 에이티세미콘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리더스기술투자에 대한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시그널도 시장에 공표할 수 있다.
리더스기술투자가 펀드 투자한 MG손해보험은 현재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개선계획안을 금감원에 제출한 상황이다. 유동성이 확충되는 만큼 쟁점이었던 지급여력비율(RBC)이 강화돼 계획안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MG손해보험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펀드 청산 시 리더스 기술투자의 성공적인 엑시트가 가능하고, 기업가치 상승도 예상된다.
리더스기술투자는 올해 5월 인수 당시 700원대의 주가 흐름을 보이다 6월 1475원까지 치솟은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재(26일 종가) 670원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PEF 투자를 통해 '권토중래'를 꾀하고 있다. 리더스기술투자 관계자는 "김 대표와 특관인이 납입한 200억원 전량을 PEF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티세미콘 관계자는 "에이티세미콘 유상증자로 인해 대주주 지분율이 일부 희석됐는데 특관인인 더에이치테크를 활용해 지분율을 재차 확대하는 계획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번 CB 투자는 양사에 대한 지배력 확대와 책임경영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