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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자본 한계' 클라우드에어 새 주인, LBO 카드 꺼냈다③㈜케이앤커, 중도금 258억 전액 차입…차입처 직원, 이사회도 참여

박창현 기자공개 2021-11-01 07:38:46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7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클라우드에어' 대주주가 바뀐다. 경영권 구주 취득과 신규 유상증자 참여 등 새로운 주인이 순수하게 써야 하는 돈만 7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새로운 대주주는 설립된 지 1년밖에 안된 신생법인으로 자본총액 역시 1억원이 안된다. 시장의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새 주인 측은 중도금까지 납부하고 거래 성사를 위한 5부 능선을 넘었다. 공격적인 '차입인수(LBO) 전략'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는 평가다.

LED 전문 제조기업 클라우드에어는 현재 대주주 변경 절차가 진행 중이다. 기존 대주주였던 김병진 경남제약 회장은 100% 개인 투자회사인 '㈜플레이크'와 함께 보유 중인 클라우드에어 경영권 주식 913만여주(16.3%)를 모두 팔 예정이다. 인수자로는 IT 유통업체 '㈜케이앤커'가 낙점됐다.

주당 5473원씩, 거래 규모만 총 5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남제약 역시 보유주식 256만주를 함께 넘기기로 했다. 이 물량까지 더하면 구주 거래액만 640억원이 넘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케이앤커는 다음달 중 클라우드에어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80억원을 추가로 출자하기로 했다. 결국 M&A 성사를 위해 순수하게 720억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시장의 이목은 자연스럽게 새 주인 ㈜케이앤커의 자금력에 쏠렸다. 표면적인 재무지표만으론 시장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 백억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하기에는 재무 역량과 자금력이 턱없이 떨어진다.


㈜케이앤커는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도매 사업자로 이제 설립된 지 1년이 지났다. 재무구조와 수익구조 역시 초기기업 수준이다. 작년 말 기준 매출은 1억원, 순이익은 6400만원이다. 자산총액 역시 1억원이 채 안되고,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기초 지표인 자본총액은 6900만원이 전부다.

열악한 재무구조 탓에 시장에서는 거래 완주 여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 클라우드에어 M&A는 순항하고 있다.

지난달 초 계약금 108억원을 지불한데 이어, 이달 22일에 중도금 150억원까지 납부했다. 계약금과 중도금을 내면서 1차적으로 508만여주(9.07%)가 ㈜케이앤커로 넘어갔다. 이제 다음달 2일 잔금만 내면 온전히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자본력 한계가 분명했던 ㈜케이앤커는 결국 외부 차입을 통해 활로를 찾았다.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들어간 자금이 총 258억5200만원이다. ㈜케이앤커는 이 가운데 258억원을 '한강주택관리'에서 빌리고, 자기자금은 5200만원만 썼다. 외부 차입에 전적으로 의존해 인수자금을 마련한 셈이다.

차입기간은 내년 10월까지다. ㈜케이앤커가 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처에 어떤 조건을 내걸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보유 자산 자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클라우드에어 취득 주식을 담보로 맡겼을 가능성이 높다.

차입처인 한강주택관리 임직원이 클라우드에어의 새로운 이사진에 합류한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새 주인 측은 다음달 5일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진을 완전히 물갈이할 계획이다. ㈜케이앤커 최대주주이자 수장인 김재순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한 자리를 차지하고, 경남바이오파마와 경남제약에서 대표직을 역임했던 하관호 씨도 합류한다.

남은 사내이사 한 자리를 바로 한강주택관리 인사가 꿰찼다. 송진우 한강주택관리 기획팀장이 그 주인공이다. 단순하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이사회 참여 기회까지 부여받았다는 점에서 단순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전략적투자자(SI) 역할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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