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등급 분석]LG디스플레이, 아쉬운 '주주권리 보호'그룹차원 이사회 개선노력 불구 거버넌스 등급 'B'…'무배당·내부거래' 발목
손현지 기자공개 2021-10-29 07:49:29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8일 11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의 ESG등급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지주회사인 LG(주)를 포함해 LG전자와 LG이노텍,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 LG화학 등의 계열사들은 ESG부문별로 전년등급에 비해 상향된 평가를 받았다.주목할 건 LG디스플레이의 ESG등급이다. LG디스플레이는 등급상향 내역이 없다. 특히 지배구조 평가에선 LG 전자계열사 중 유일하게 B+등급에 머물러 있다. 지속적인 무배당 기조와 높은 내부거래 비중 탓에 '주주권리 보호'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가 26일 공시한 올해 ESG 평정에서 LG디스플레이는 ESG통합(B+), 환경(B+), 사회(A), 지배구조(B+) 등급을 받았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환경(A→B+), 사회(A+→A)으로 하락조정됐으며 ESG통합 등급은 A에서 B+로 변경됐다.
KCGS는 매년 1회 기본평가(정기평가)를 통해 매년 10월 상장사들에게 ESG등급을 새롭게 부여한다. 이후 매 분기 ESG관련 부정적인 이슈가 나온 상장사에 한해서만 심화평가로 감점방식을 적용해 등급을 조정하는 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4월 2차 등급조정(심화평가) 당시 강등대상에 올랐다. 파주 사업장에서 화학물질 유출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여파다. 올해 정기평가에서도 이같은 영향이 반영돼 ESG등급은 쉽사리 개선되지 못한 상태다.

지배구조(G)부문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LG그룹은 올초 구광모 회장의 강력한 지배구조 강화 의지에 따라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변혁을 꾀했다. 각 계열사마다 소위원회(ESG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를 추가로 설치토록 했다.
이사회 운영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KCGS의 지배구조 평가항목은 총 81개다. 총 280점 만점으로 합산하는 방식이다. 큰 카테고리로 보면 주주권리보호(95점), 이사회(100점), 감사기구(50점), 공시(35점)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 중 '이사회'의 100점 배점이 가장 높다.
세부적으로 이사회 항목을 들여다보면 이사회 구성과 운영방식의 투명성, 이사회 내 위원회의 다양성, 이사회 평가 및 보상 등이 포함된다. 그 중 이사회 내 소위원회를 신설하는 건 가장 간단하면서도 빠르게 개선된 변화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타비상무이사의 권한을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신설 소위위원회는 모두 기타비상무이사가 배제된다. LG그룹 계열사들은 대체로 이사회에 ㈜LG나 LG전자 소속 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시켜왔다. 이는 지주사가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늘 지적받아온 부분인데 이번에 개선하고자 했다.

ESG업계에서는 '주주권리 보호' 평가점수가 LG디스플레이와 전자 LG계열사들의 지배구조 등을 갈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주권리보호 항목은 300점 만점의 지배구조평가에서 95점 배점으로, 이사회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평가 영역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사업구조를 LCD에서 OLED로 바꾸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면서 잉여현금(FCF) 규모가 마이너스로 유지된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에도 선제적인 투자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상태라 배당시행 자체를 확신할 수는 없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전무(CFO)는 3분기 실적발표를 위한 컨퍼런스콜에서도 "배당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도 "내년 시설투자액(CAPEX)은 POLED에 3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회사와의 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도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는 6월 말 기준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수익) 비중이 17.57%에 달한다. LG전자나 LG이노텍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까지 KCGS의 지배구조 인터뷰 대상에 올라 본 적이 없다. KCGS는 매년 1회 실시하는 기본평가 외에 지배구조(G) 우수기업에 한해 인터뷰(정성평가)를 병행한다. 직접 해당 기업의 ESG실무진들의 사무실로 찾아가 이사회 실제 운영관행을 두루 평가하는 방식이다. 인터뷰를 통해 실제 등급이 상향조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LG디스플레이는 경험이 없다.
KCGS관계자는 "평가는 복합적으로 이뤄진다"면서 "주주총회, 이사회 운영 방식을 두루 평가해 등급을 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 투자자간 셈법 엇갈린다
- 카카오, '11조 몸값'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 추진
- [i-point]대동, 우크라이나 농업부와 미래농업 기술 지원 협력 논의
- '위기를 기회로' 탑코미디어, 숏폼 올라탄다
- [thebell interview]임형철 블로코어 대표 “TGV로 글로벌 AI 투자 확대”
- [VC 경영분석]유안타인베, '티키글로벌' 지분법 손실에 '적자 전환'
- [VC 경영분석]성과보수 늘어난 CJ인베, 줄어드는 관리보수 '과제'
- [VC 경영분석]'첫 성과보수' 하나벤처스, 모든 실적 지표 '경신'
- [VC 경영분석]SBVA, '펀딩·투자·회수' 선순환…'당근' 성과 주목
- [thebell note]'시니어 창업시대'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