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등급 분석]경동나비엔, 전분야 'B+' 상향평준화 쾌거환경·지배구조 등급상향…손연호 회장 주도 이사회운영 개선, 물적분할 '효과'
손현지 기자공개 2021-11-10 08:28:31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9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일러사 경동나비엔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등급 평정에서 전분야 'B+'등급을 받았다. 비교적 등급이 낮았던 환경(E)과 지배구조(G) 점수를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손연호 회장이 ESG경영 강화차원에서 직접 이사회 운영 방식을 손질하고, 사업구조 재편 등에 나선 점이 주효했다.9일 KCGS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올해 ESG통합 B+등급을 받았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세개 부문에서 고르게 'B+' 평가를 받았다. 우선 환경 점수가 기존 B에서 올해 B+로 됐다. 여기에 지배구조도 2017년 D에서 2019년 B, 올해 B+ 등 꾸준히 개선된 덕분이다.
경동나비엔은 국내 보일러 업계에서 유일하게 ESG등급 산정 대상에 오른 회사다. KCGS는 평가 대상자를 상장사로 한정하고 있는 가운데 귀뚜라미는 비상장 외감법인, 린나이는 도쿄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기업이라 제외된다. KCGS는 총 S, A+, A, B+, B, C, D 등 7단계로 ESG등급을 산정한다.
손 회장은 일찍이 ESG경영가치를 강조했던 인물이다. 2006년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유럽, 북미 투자자들이 중시하던 ESG가치관을 사명에도 담았다. 기존 경동보일러란 사명에서 보일러란 단어를 빼고 '나비엔'을 추가했다.
나비엔(Navien)은 안내자(Navigator)와 에너지(Energy), 환경(Environment)의 합성어다. 쾌적한 생활환경을 만들어가는 에너지솔루션 기업이란 뜻이다. 직원 투표를 통해 사명을 결정함으로써 ESG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사내에도 내재화 시켰다.
그 뒤 청정환기시스템 연구개발에도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 에너지절감과 환경보호라는 회사의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포스코와 친환경 보일러 나눔사업 협약을 체결해 탄소저감에 동참한다. 올해부턴 추가 등급개선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등 기본적인 환경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환경(E) 등급은 B에서 B+로 상향 조정됐다. 경동나비엔의 대표 제품인 콘덴싱보일러는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을 일반보일러대비 79% 줄이고 CO₂ 배출량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지배구조(G) 등급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다. 경동나비엔은 2017년까지만 해도 KCGS의 지배구조 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D등급을 받았던 회사다. 이에 손 회장이 직접 나서 이사회운영 방식 등을 손질했다.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등을 토대로 이사회, 주주총회 운영을 보다 투명하게 개선해나갔다.
우선 감사 지원조직을 신설했다. 총 8명으로 이뤄진 경영진단팀을 마련해 경영진 감시를 위한 독립성을 강화했다. 또 준법지원인과 지원조직(컴플라이언스)을 꾸려 컴플라이언스 업무도 신경을 썼다.
주주권리 강화를 위해 이사회 관련 정보들을 이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2017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사회 운영 현황과 관련해 정보가 제대로 안드러난 부분이 많다. 이사회 의장을 누가 맡고 있는지부터 주주총회 의사록 등이 공시돼 있지 않았다. 또 소위원회인 경영위원회의 활동과 관련해서도 사내이사별로 참석표를 던졌는지 반대의견을 표했는지 등을 공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평가 기준 중 이사회와 관련 항목은 기업들 마다 점수 차이도 크고 대체로 취득점수가 낮다"며 "이사회 구성, 운영 개조는 CEO의 의지에 좌우되는 항목인 데 경동나비엔의 경우 CEO의 지배구조 개선의지가 큰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그 뒤로도 지배구조 개선에 주력했다. 2019년에 이어 지난달 두차례 물적분할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수직계열화하는 방안을 택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사업부문을 떼어내 신설법인(경동전자, 경동폴리움)을 경동나비엔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식이다. 그 결과 KCGS로부터 지배구조 등급이 2019년 B에서 B+로 개선됐으며 올해도 B+를 유지할 수 있었다.
경동나비엔이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던 건 해외진출에서 비롯된다. 수출물량을 늘리려면 세계 표준인 유럽의 EN규격에 맞춰 부품을 조달해야 했는데, 값비싼 유럽 부품을 수입하기 보단 자체적으로 부품 수급을 해결하자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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