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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환율'이라는 난기류 올해 3분기 외화환산손실, 전년비 2배 이상 증가···화물 운송업 호황 효과 '축소'

양도웅 기자공개 2021-11-25 07:40:06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3분기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예고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 항공사(FSC)들이 악영향을 받았다. 두 항공사는 항공기 매입에 따른 대규모 외화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외화 부채 관련 비용이 증가하자 화물 운송업 호황이라는 호재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이달부터 월간 자산 매입 규모를 매달 150억달러(17조8050억원)씩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간 팬데믹에 따른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매입해 왔는데 그 규모를 줄이겠다는 발표였다.

연준의 자산 매입 규모 축소는 예견된 것이었다. 시장 수요가 회복되면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기 때문이다. CPI는 소비자 관점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수치다. 인플레이션의 정도를 축정하는 주요한 기준 중 하나이다.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을 밝히기 전인 10월 중순 CPI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5.4%였다.

(출처=네이버, 하나은행)

CPI는 올해 꾸준히 5~6%대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높은 물가 상승율을 최소화하기 위한 테이퍼링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려 왔었다. 이미 시장에선 연준의 테이퍼링 추진과 별개로 '돈 줄'을 조여 왔다. 일례로 시장금리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1월 1.5%대로 올해 초 1.0%대 안팎에서 크게 상승한 수준이었다.

미국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전보다 시중에 풀린 달러 화폐가 줄어들자 원달러 환율은 올해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 왔다. 올해 초 1100원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6월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11월 현재 1200원대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1년간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기업 가운데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두 대형 항공사는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사로부터 항공기를 사 오는 과정에서 대규모 외화 부채를 부담한다. 이러한 부채에 대한 평가와 부채 관련 이자 등이 테이퍼링 이슈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늘어나자 전보다 증가한 것이다.

(출처=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사업보고서)

실제 별도기준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누계 외화환산손실은 55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5.6% 증가했다. 외화환산손실은 회사가 보유한 외화 채무와 채권 가치 등이 결산일 기준 원화로 환산했을 시 지난해 말 금액보다 감소했을 경우의 차이를 뜻한다. 감소하면 손실로, 증가하면 이익(외화환산이익)으로 처리한다. 같은 기간 다른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외화환산손실은 544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9.0% 늘어났다.

이러한 외화환산손실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팬데믹에 따른 여객 운송업 불황에도 화물 운송업 호황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효과를 감축시키기 충분했다. 외화환산손실은 영업외비용 중 하나인 기타비용으로 취급한다. 올해 3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타비용은 각각 7770억원, 6331억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인 7599억원, 2439억원보다 컸다.

(출처=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사업보고서)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7.3배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손실에서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규모 외화환산손실이 발목을 잡으면서 당기순손익에선 영업손익에서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보지 못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당기순손실을 지속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보유 대수를 줄이는 등의 기단 구조조정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반복돼온 이유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3분기 외화환산손실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파생상품을 활용한 환율 리스크 관리 영향으로 영업외손실 변동 폭을 축소했다"고 전했다. 회사는 환율 리스크 헤지를 위해 금융기관과 통화이자율스왑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계 파생상품평가 손익은 1147억원으로 외화환산손실 증가를 완화시켰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을 헤지하기 위해 파생상품을 활용하고 있지만 급격한 변동에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에 밝힌 테이퍼링에 뒤이은 기준금리 인상이 시점 결정만 남은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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