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첫 로봇 포트폴리오 '베어로보틱스' 투자 배경은 국내 로봇 생태계 확장 기대…테크 분야 발굴 지속
서하나 기자공개 2021-12-10 08:15:3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0일 0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베어로보틱스' 투자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IMM PE는 국내 로봇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테크 분야에서 활발한 투자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최근 베어로보틱스에 5000만달러(약 600억원)를 투자하기로 약정했다. 다음 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1월 초 잔금을 납입하는 일정이다. 투자 자금은 전액 블라인드펀드인 '로즈골드4호'를 통해 납입한다.
베어로보틱스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의 하정우 대표 등 3인이 창업한 서빙 로봇 제조 기업으로 지난 2017년 설립됐다. 본사와 제조 및 생산 설비 등을 미국 실리콘 밸리와 한국에 각각 두고 있다.
베어로보틱스의 대표 제품인 서비(Servi)'는 100% 자율주행을 통해 손님 테이블로 음식을 서빙하는 서빙 로봇이다. 사물인식 카메라가 3대 장착돼 장애물 회피 및 자율주행 기능이 특히 뛰어난 제품으로 알려져있다. 이 제품을 개발해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약 3200만달러(376억원)를 투자받기도 했다.
베어로보틱스 투자를 주도한 인물은 올해 7월 IMM PE에 합류한 윤홍열 상무다. 윤 상무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MBA를 거쳐 삼성넥스트에서 벤처투자(VC) 등을 담당해왔다. 삼성넥스트는 삼성전자 내부의 미국 투자 펀드 운용사다. 윤 상무의 합류 이후 IMM PE 내부에는 정보기술(IT) 분야 투자 테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윤 상무는 2017년 삼성넥스트에 재직하던 시절부터 베어로보틱스를 눈여겨봤다. 세계 최초의 100% 자율주행 서빙 로봇이라는 점에서 높은 성장성을 확신했지만, 펀드 규모를 고려할 때 기업 가치가 어느 정도 올라온 뒤에야 투자에 나설 수 있었다. 이번에 IMM PE에 합류한 이후 마침 베어로보틱스가 펀드레이징 작업에 착수하면서 투자로 인연을 맺게됐다.
윤 상무는 앞으로 공동 투자자들과 함께 이사회 등을 통해 베어로보틱스의 밸류업 작업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인 로봇 생태계를 확장하는데 기여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확산중인 자율주행 서빙 로봇을 미국과 유럽 등으로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서빙로봇은 식당과 카페에서 사람 대신 음식을 나르고 안내하는 로봇을 말한다. 현재 국내 서빙로봇 시장 규모는 약 3000대 수준인데 내년에는 1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국내 서빙로봇 시장 대부분을 중국산 제품이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서빙 로봇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베어로보틱스는 최근 KT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서빙 로봇 등을 공급하는 등 방식으로 협력을 하고 있다.
윤 상무는 "중국산 로봇 제품은 오직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국내 서빙 로봇의 경우 중국 제품 대비 성능이 상당히 우수하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앞으로 정부 관련 부처 등과 함께 국내 로봇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업계에선 그동안 전통 산업군의 대형 딜을 주도해온 IMM PE가 최근 들어 성장성 높은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또 이번 투자를 계기로 VC와 PE 투자 중간 단계인 그로스캐피탈 투자 뿐 아니라 테크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투자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토종 바이아웃 펀드를 지향하고 있는 IMM PE는 최근 2년간 굵직한 M&A를 단행해왔다. 최근 마무리 된 한샘(1조5000억원), 에어퍼스트(1조3000억원), 한국콜마 제약부문·콜마파마(6000억원), 하나투어(1300억원) 등은 모두 성숙도가 높은 산업군의 경영권을 인수했던 딜이었다. 반면 최근 들어선 반려동물 커머스 플랫폼 펫프렌즈나 로봇 제조사 베어로보틱스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이다.
윤 상무를 주축으로 한 IT TF는 최근 △콘텐츠 플랫폼 △클라우드나 탈중앙화 환경 등 컴퓨팅 환경 인프라 △모빌리티 △미디어테크 등 다양한 테크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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