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5년 만에 현대차그룹 완전 편입 기아 SPC 보유 물량 전액 인수, 카드와 경영권 분리 이후 지배구조 재편 '착착'
이장준 기자공개 2021-12-10 07:53:06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9일 2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가 특수목적회사(SPC)가 보유한 현대캐피탈 주식 전량을 인수하면서 현대캐피탈을 현대차그룹으로 완전히 편입했다. 과거 GE캐피탈이 보유한 지분을 사들인 뒤 SPC에 곧바로 매각한 지 5년 만이다. 현대카드와 경영권을 분리한 이후 지배구조 재편이 빠르게 이뤄지는 양상이다.9일 기아는 SPC '엘리시아제육차'와 '제이스씨제삼차'가 보유한 현대캐피탈 주식 1986만1486주를 8722억7674만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일자는 오는 20일이다.
기아가 보유한 현대캐피탈 주식은 3982만2281주로 늘어날 예정이다. 지분율은 20.1%에서 40.1%로 상승한다. 최대 주주인 현대자동차(59.68%)와 합치면 지분율이 99.78%에 달한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현대차그룹에 완전히 편입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들 SPC가 현대캐피탈 지분을 보유한 건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미국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캐피탈 지분 20%를 6000억원에 인수했다. 그리고 이를 곧바로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방식으로 SPC인 엘리시아제육차와 제이스씨제삼차에 매각했다.
TRS는 수익 매도자가 투자자 대신 기초자산을 매입하고 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이익과 손실을 투자자가 떠안도록 하는 신용파생금융상품의 일종이다. 올 10월 TRS 만기가 도래하면서 인수 계약을 짧게 2개월만 연장했고 이를 기아가 인수하는 것이다. SPC에 출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은 약 5년 만에 엑시트에 성공하게 된다.
현대캐피탈은 1996년 국내 최초로 할부금융업을 시작하고 현재 자동차금융 1위 지위를 수성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의 전속(captive) 금융사로 이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함께 진출하며 차량 판매를 돕고 있다. 기아가 추가로 주식을 매입한 건 오토할부 부문에서 시너지를 더 키우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지만 이미 캡티브사인 만큼 현대차그룹으로 편입한다는 의미가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현대캐피탈은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카드, 현대커머셜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아왔으나 9월 30일 자로 물러났다. 정 부회장의 부인이자 현대캐피탈에서 브랜드부문 대표를 맡고 있던 정명이 사장도 같은 날 사임했다. 정 부회장 부부가 현대캐피탈 경영권을 내려놓고 4월 각자대표로 처음 이름을 올린 목진원 대표가 홀로 회사를 이끌게 됐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사정이 다르다. 우선 현대커머셜의 단일 최대 주주는 현대차(37.5%)이지만 정태영·정명이 부부가 보유한 지분을 합치면 37.5%로 같다. 현대카드의 경우 현대커머셜(24.54%)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력을 높인 케이스다.
지난 8월 현대커머셜은 869억원 규모의 현대카드 지분을 추가로 인수에 나섰고 정 부회장의 백기사로 통하는 푸본금융그룹 역시 과거 FI들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사들이며 힘을 보탰다. 현대카드·커머셜과 현대캐피탈의 경영권이 분리된 이후 현대캐피탈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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