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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강화된 CB, 리픽싱 붙은 'RCPS'가 대안될까 콜옵션 비중제한 없어 최대주주에게 유리…하향만 가능한 리픽싱 삽입 '협상 여지'

이민호 기자공개 2021-12-15 07:26:4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3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환사채(CB) 발행 규제가 강화되면서 하향 리픽싱 조건이 삽입된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대안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RCPS는 CB와 달리 발행사 최대주주가 콜옵션 비중을 지분율 이상으로 높게 가져갈 수 있어 하향 리픽싱이 삽입되더라도 이익 창출 여력이 풍부한 상장사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CB 시장 건전성 제고를 위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이번달 1일부터 시행됐다. 이번에 변경된 규정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콜옵션 행사한도를 CB 발행 당시 지분율 이내로 제한하고 시가 재상승시 전환가액을 최초 전환가액의 70~100% 이내에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히 콜옵션 행사한도 제한은 상장사들의 CB 발행 유인을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CB 콜옵션은 발행사 최대주주 등의 지분 확대 수단으로 톡톡히 이용돼왔다. 기존에 콜옵션은 통상적으로 CB 권면총액의 30%까지 부여됐다.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되면 전환으로 확보할 수 있는 보통주수가 늘어난다.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높은 수준일 때 콜옵션을 발동하면 콜옵션 행사자는 시가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지분율을 늘릴 수 있다.

발행사와 주관사는 CB 대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 일환으로 RCPS가 주목받고 있다. CB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던 발행사와 주관사가 RCPS 발행으로 선회를 검토하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RCPS는 상장사들보다는 주로 비상장사들 사이에서 자금조달 수단으로 각광받아왔다. RCPS는 기본적으로 우선주이지만 보통주로의 전환조건에다 상환 의무까지 부여돼 메자닌 성격을 갖는다. 비상장사들이 보편적으로 채택하는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과 달리 RCPS를 자본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제로(0%) 쿠폰금리로도 충분히 투자자를 모을 수 있는 CB와 달리 RCPS는 배당률과 이자율을 가산하지 않으면 투자자 모집이 어려운 점도 재무 부담을 느낀 상장사들이 발행을 꺼리는 주요 이유였다. 여기에 RCPS는 발행 이후 일정기간 내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이자율이 높아지는 스텝업(Step-up) 조항을 일반적으로 삽입하는 점도 부담 요소로 작용했다.

주관사와 운용사는 RCPS가 강화된 CB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점을 파고들어 콜옵션 비중을 기존 CB만큼 발행사에 부여해주되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하향 리픽싱 조건을 삽입하는 딜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에 RCPS에 리픽싱 조건을 붙이는 경우는 크게 드물었지만 CB 규제 강화의 풍선효과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RCPS 권면총액의 30%에 대해 콜옵션을 부여하는 대신 상향 리픽싱 없이 하향 리픽싱을 최초 전환가액의 70%까지 최대 한도로 받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RCPS 발행조건이 규제 변경 이전의 CB와 거의 같아진다. 과거 콜옵션이 포함된 RCPS에 대해 투자매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판단했던 것과는 변화된 양상이다.

콜옵션은 발행사 최대주주에게 포기하기 힘든 카드다. 변경된 규제 적용 직전인 11월말까지 콜옵션 비중을 높게 적용한 CB가 서둘러 발행이 결정된 현상이 이를 증명한다. 변경된 규제는 이번달 1일 이후 이사회가 발행을 결의한 상장사 CB에 대해 적용한다. 이 때문에 최초 CB 발행을 결의한 이사회를 지난달 30일 이전에 미리 개최하고 납입일을 내년 1월이나 2월로 잡는 편법이 횡행했다.

특히 현금흐름이 우수하지만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낮은 상장사들에게 향후 RCPS 발행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RCPS 상환 재원은 배당가능이익으로만 가능하며 다른 재원으로 차환이 불가능하다. 콜옵션 행사도 일종의 상환 개념이기 때문에 배당가능이익을 이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현금흐름 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바이오 기업들이 RCPS를 발행할 엄두를 못 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상장사 중심으로 RCPS로 자금을 조달할 유인이 커졌다”며 “투자자로서는 높은 콜옵션 비중을 보장하는 대신 하향 리픽싱 조건만 최대치로 받거나 이자율을 기존보다 높이는 방식으로 협상에 나설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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