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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켐, 바이오 CMO '산넘어 산'…자금조달 영향 '촉각' 인도 제약사, 코로나19 백신 판매 미승인...고정 로열티 비용 부담도

심아란 기자공개 2021-12-22 08:25:28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1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의 청사진을 들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일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인도 제약사 자이더스 카딜라(Zydus Cadila)가 개발한 코로나19 pDNA 백신 위탁생산을 위한 기술도입은 마쳤으나 판매 승인까지 갈 길이 멀다. 승인 이후에는 판매량과 관계 없이 매년 자이더스 카딜라에 고정 로열티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적지 않은 비용 부담도 예상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9월부터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301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이달 24일 주금 납입이 완료됐어야 하지만 다섯 차례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일정이 1개월 가량 미뤄진 상태다.

기재 정정된 신고서에는 엔지켐생명과학이 신규 사업으로 낙점한 바이오 CMO 사업의 위험 요소가 상세히 기술돼 있어 눈길을 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첫 위탁생산을 맡게 될 바이오의약품은 자이더스 카딜라가 개발해 인도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코로나19 pDNA 백신 자이코브-디(ZycoV-D)다. 지난달 22일 자이더스 카딜라 모회사와 자이코브-디의 제조 라이선스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브루나이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8개 국가에서 엔지켐생명과학이 자이코브-디의 독점 판매권을 보유한다. 조건상 계약 기간은 기본 3년에 2년을 추가할 수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언급한 해당 CMO 사업의 위험 요소는 '고정 로열티'다. 라이선스 계약상 엔지켐생명과학은 자이코브-디 판매 허가 이후부터는 자이더스 카딜라에 매년 2000만달러(236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 해당 로열티는 판매 수량과 관계 없이 고정적으로 지급해야 하므로 추후 백신 판매가 저조할 경우 수익에 부담을 안길 여지가 존재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백신 CMO 사업이 단기간에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할지도 미지수다. 엔지켐생명과학은 국내를 포함해 자이코브-디의 판매 권리를 가진 지역에서 판매 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신고서에는 "백신 허가 절차가 추가로 필요하며 이는 백신 매출에 대한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허가 절차 혹은 판매처에 대한 대내외적 이슈로 백신 재고가 발생할 경우 재고자산 충당금 설정 등으로 재무 및 손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명기해 뒀다.

백신 CMO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이를 메울 수익 기반도 부실한 상태다. 기존에 주력하던 원료의약품(API) CMO 사업은 국내 업체 간 경쟁 강도가 높아지며 유의미한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활동에서 100억원 이상의 현금이 유출되고 있으며 주식 발행, 차입조달 등 재무 활동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신고서 정정 과정에서 내년 백신 생산 목표 물량과 추정 손익도 낮춰 잡았다. 기존에는 1억2000만 도즈 생산과 매출 약 1조1136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는 8000만도즈 생산, 매출액 7552억원으로 조정했다.

작년 기준 엔지켐생명과학의 연간 매출액은 258억원, 영업적자 19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는 매출액 165억원, 영업적자 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외형이 축소되고 적자폭도 커진 상태다. 회사 측은 추후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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