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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옥석가리기

민경문 제약바이오부장공개 2021-12-23 07:40:15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2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또 하나의 테마가 주식시장을 떠돌고 있다. ‘오미크론’이다. 제약바이오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 상장사는 마치 준비나 한듯 보도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회사가 모르는 내용의 허위 기사도 난무하는 요즘이다.

“오미크론 변이에 조만간 대응 가능한 백신 또는 진단키트를 만들어 내겠다” 또는 “00 물질이 오미크론 변이에 강력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 등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보도자료는 다시 각종 ‘주식방’을 통해 확대 재생산된다. 주가는 출렁인다.

상당수 언론은 이를 받아쓰기 바쁘다. 신약을 만들겠다는데 비(非) 전공자가 대부분인 기자들이 검증하기는 쉽지 않다. 취재가 아닌 보도자료이기 때문에 ‘나몰라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사 입장을 온전히(?)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손실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다. 기사를 읽을 때 '진위 여부'를 독자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보의 사전 유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명제는 제약바이오 주식시장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기사를 읽을 때는 일단 보도자료인지 아닌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동시간대에 비슷한 제목으로 뉴스가 쏟아져나온다면 프레스 릴리스(press release)의 가능성이 높다. 핵심 근거로 내세운 문장이 ‘~밝혔다’로 끝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자가 자체 취재한 내용이 아닌 홍보 목적으로 회사 입장만을 대면한 컨텐츠라는 얘기다.

보도자료라도 '레벨 차이'는 있다. 특히 문장의 시제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과거형’ 보다 ‘미래형’ 시제로 끝나는 문장이 많다면 보도자료의 신뢰도를 의심해봐야 한다. “연내 조단위 기술이전을 단행할 것”이라는 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그만한 규모의 라이선스아웃(L/O)를 성사시켰는지는 다른 문제다.

특정 이벤트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더라도 거래 완료(Deal done) 이후에 해당 성과를 시장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고작 준비단계에서 다 된 것 처럼 투자자를 현혹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아 보인다.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기사는 많아도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알린 기업은 거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보도자료가 CEO의 '희망사항'이 되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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