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가 있지만 '제약바이오'를 향한 투자자들의 구애는 꾸준하다. 헬스케어 산업 자체가 큰 흐름으로 우상향 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150곳 가까운 비상장 업체들이 펀딩에 성공한 이유다. 1년 전체로 따지면 300곳 안팎의 업체들이 새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얘기다.하지만 출구전략을 살펴보면 갑갑하기만 하다. 작년 상장한 제약바이오업체는 20곳 정도에 불과하다. 올해도 큰 차이가 날 것 같진 않아 보인다. 단순 계산하면 펀딩을 받은 300곳 업체 가운데 280곳 정도는 비상장업체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2021년 이전에 자금 조달을 받은 업체들까지 누적으로 살펴보면 그 수는 훨씬 커진다.
소위 말하는 ‘좀비바이오’다.
시리즈 C 또는 프리IPO까지는 용케 성사가 됐는데 그 이상을 진전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라이선스아웃(L/O) 실적을 못 챙기거나 기술성평가에 떨어지거나 이유는 제각각이다. 창업주건 재무적투자자(FI)건 IPO 외에는 별다른 회수 전략이 없으니 버티는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제한된 자금으로 개선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지만 희망사항에 그칠 뿐이다.
한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지금의 상황이 두렵다고 했다. 투자는 잔뜩 해 놨는데 회수할 길이 막막하다는 거다. 포트폴리오 10곳 중 하나만 상장해도 다행이라는 하소연도 나온다. 일부 IPO 흥행 사례들이 뉴스에 나오긴 하지만 말 그대로 일부일 뿐이다. 그렇다고 '앵커투자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IPO까지 '하드캐리'하는 VC는 드물어 보인다.
해외는 상황이 좀 다르다. 미국의 경우 전임상 단계에서도 상장을 허락하되 유통 시장에서 퇴출을 결정하는 구조다. 당연히 기술성평가도 없다. M&A 등 엑시트 전략이 다양하다보니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국내 업체보다는 해외 바이오텍 투자에 좀 더 주력하겠다는 벤처캐피탈이 늘어나는 이유다.
반대로 정부는 초기 단계에서의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지원만 계속 확대하는 모습이다. 제대로 된 출구전략은 만들어 놓지 않은 채 말이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거래소는 오히려 IPO 허들을 높이고 있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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