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대주주' 그린옥스, 주식처분 엑시트일까 자문제공한 다른 펀드에 매각 '자산재분배' 해석, 최근 62만주 쿠팡주식 재매수
이효범 기자공개 2021-12-31 10:28:56
이 기사는 2021년 12월 31일 09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의 2대주주로 알려진 미국 사모펀드 그린옥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그린옥스)가 올 하반기 주식을 잇따라 처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눈여겨 볼 부분은 쿠팡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이다.일반적으로 펀드를 통해 보유한 자산을 주식시장에 매도해 현금화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엑시트(차익실현) 목적의 거래라기 보다 자문을 제공하는 다른 펀드에 주식을 넘기는 자산 재배분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전자공시시스템(EDGAR)에 따르면 그린옥스는 지난 8월~11월 사이 총 3차례에 걸쳐 쿠팡 보통주(클래스A) 7871만3499주를 처분했다. 금액으로 약 3조원에 달한다. 최근에도 1조6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4999만1781주를 매각했다. 이로써 쿠팡 상장 당시 16%를 웃돌았던 지분율은 10%를 밑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린옥스는 사모펀드 운용사로 쿠팡의 사업 초기부터 자금을 태우며 주요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쿠팡의 선임 사외이사로 있는 닐 메타가 창업한 업체다. 그는 쿠팡의 지분을 가장 많이 소유한 개인주주로 알려져 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1/12/30/20211230160556660_n.png)
하반기에 일어난 거래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그린옥스가 주식 매도와 관련해 '자산 재배분(in-kind distribution by certain funds and accounts)'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단서를 달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통상적인 주식 처분과는 다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령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을 일정비율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작업도 실시한다.
그린옥스의 최근 쿠팡 주식 처분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공시를 살펴보면 그린옥스가 펀드에 편입된 쿠팡 주식을 다른 펀드에 넘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린옥스가 운용하는 다른 펀드에 쿠팡 주식을 넘겼다면 지분율은 왜 줄어들었을까. 쿠팡 주식을 매수한 펀드가 그린옥스가 직접 설정한 펀드가 아닌 자문을 제공하는 펀드라면 지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예컨데 국내에서는 A운용사가 직접 설정한 다양한 펀드를 통해 B종목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경우 추가적인 지분변동에 대해 공시한다. B종목 주식 중 일부를 자문을 제공하는 다른 펀드에 넘긴다면 B종목에 대한 A운용사의 지분율은 떨어진다. A운용사가 펀드 운용 주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A운용사가 엑시트를 위해 실시한 거래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국내에서도 펀드매니저가 B주식의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더라도 운용 중인 펀드에서 불가피하게 환매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경우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펀드 간에 거래를 실시하는 사례도 있다.
그린옥스는 더욱이 지난 11월 30일과 12월 1일(미국 현지시간)에는 쿠팡 주식을 각각 46만주, 16만266주 씩 총 62만266주 사들이기도 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를 고려할 경우 쿠팡 주식에 대해 매도 일변도의 운용전략을 펼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린옥스캐피탈이 올 하반기 들어 쿠팡 주식을 매각하는 형태를 띄고 있지만 운용상 주식을 다른 펀드에 넘기는 것으로 엑시트 목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최근에는 쿠팡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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