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thebell desk]GS건설의 오너 경영

이효범 건설부동산부장공개 2025-04-16 07:22:11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건설이 AI(인공지능)를 화두로 꺼내들었다. 허윤홍 대표이사(사장)는 이달 초 용인 엘리시안 러닝센터에서 열린 임원 워크숍을 통해 AI 중요성을 역설했다. 큰틀에서는 디지털전환(DX)과도 맞물린다. 사실 AI라는 키워드가 워낙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허 대표의 이같은 주문이 특별할게 없다고 치부할 수도 있다. 다른 업종에서 AI를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는 이미 활발하다.

그럼에도 허 대표의 발언에 주목하는 건 건설업의 특성 때문이다. 건설 기술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금기시(?) 해온 게 사실이다. 안전이 최우선 가치로 통용되는 만큼 수십년간 검증된 방식을 대신해 신 기술을 적용하는 건 쉽지 않은 여건이다. 다른 업종의 기업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건설사들에게서 기술 혁신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욱이 “AI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는 허 대표의 발언에는 절실함도 묻어나 있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이 생존을 고민하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건설사들은 변곡점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력 일감이었던 국내 주택사업에서 예전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공사비마저 상승하면서 더욱 열악한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다. 부동산 호황기에 키웠던 외형을 또 한번 성장시키기 위해선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지만 뚜렷한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건설사들의 고민이 해소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기를 겪은 건설사들은 이후 호황기에 다시 국내 주택사업에 몰두했다. 불황의 긴 터널 속에서는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허 대표 취임 이후 GS건설은 줄곧 혁신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검단 사태 이후 실추됐던 자이 브랜드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리브랜딩을 실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브랜드에 담긴 의미를 공급자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전환한 상징적 시도였다. 국내 정비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과는 다른 판단이었다.

디지털 전환 시도와 함께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임직원 직급을 통합하고 조직을 슬림화했다. 신사업실, 프리팹(Prefab)사업실, 개발사업실 등 미래 성장 동력과 관련된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뒀다. 사업적으로도 변화를 주고 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GS이니마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이익을 내지 못하는 모듈러 주택을 중심으로 프리팹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허 대표를 필두로 한 GS건설의 행보가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당장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건설업 위기 속에서 오너 경영인으로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건설사 경영 지휘봉을 잡고 있는 대다수가 전문경영인(CEO)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행보는 더욱 주목할 만 하다. 허 대표는 2023년 10월 GS건설 수장으로 취임했다. 만 1년을 넘긴 가운데 경영인으로서 그의 색깔이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