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1월 03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12월 말 신약 기술수출 소식이 연달아 두 건 들려왔다. HK이노엔의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그리고 레고켐바이오의 항체-약물 접합체(ADC) 항암신약 후보물질이 그 주인공이다. 각각 미국, 영국 기업과 체결한 라이선스 아웃으로 계약 규모는 6400억원, 1조2000억원에 달했다.한 달 사이 총 2조원 가까운 거래가 터지면서 2021년 전체 기술수출 금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계약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기업들을 제외해도 13조원이 넘는다. 2020년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1년 만에 다시 신기록을 세웠다.
괄목할 만한 성과지만 따져봐야 할 것들이 있다. 전체 계약금에 가려진 선급금(업프론트)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등이다. 기술수출이 이뤄져도 추후 리턴되거나 허가 및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은 특히 눈여겨봐야 할 지표다.
전통 제약사들을 제치고 2021년 최다, 최대 기술수출 기록을 올린 레고켐바이오는 어땠을까. 우선 총 6건의 딜 가운데 미국 셀렉타, 중국 바이오텍(미공개)과 맺은 각각의 기술수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계약 상대방과 전체 거래 규모가 공개된 나머지 4건의 기술수출의 경우 선급금은 모두 비공개했다.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보로노이도 미국 바이오테크 피라미드와 1조원의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으나 선급금은 비공개에 부쳤다. 해외 업체와 각각 4000억원, 1200억원의 딜을 체결한 휴온스바이오파마, 와이바이오로직스도 마찬가지다.
언제 다 받을 수 있을지 모를 마일스톤에 대한 불확실성에 당장 수익에 반영되는 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한 물음표까지 따라붙는다.
국내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이 발전하려면 '치사하게' 업프론트를 비공개하거나 단기마일스톤을 합쳐서 공개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단순 기술수출의 건수나 규모를 떠나 실질적인 거래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투명한 선급금 만큼이나 거래 파트너가 누구인지도 중요하다. 지난해 기술수출에는 상대방을 공개하지 않거나 해외 자회사에 기술이전하는 경우, IPO를 앞둔 국내외 바이오벤처끼리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빅파마와의 거래는 지씨셀의 미국 자회사 아티바와 미국 머크(MSD)의 계약 1건에 불과했다. '양질의 기술수출'이 꽃피는 2022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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