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1월 05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가 신용판매 실적을 대폭 끌어올리며 카드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구매전용카드 규모를 합쳐 계산한 신용판매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사용자표시신용카드(PLCC, private label credit card)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구매전용카드를 제외한 현대카드의 신용판매 금액은 총 26조2197억원이다. 2020년 같은 기간(23조9802억원) 대비 9.34% 증가한 수치다.

점유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대카드의 신용판매 점유율은 16.82%다. 전년 동기 16.64%에 비해 0.18%p 증가했다.

해당 기준으로 보면 전체 카드사 가운데 현대카드의 신용판매 점유율은 4위다. 3위인 KB국민카드(16.91%)보다 0.09%p 작다.

그런데 구매전용카드를 포함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해 3분기 구매전용카드 금액을 포함한 현대카드의 신용판매 금액은 총 28조3341억원으로 나타난다. 2020년 3분기 25조2473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12%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점유율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현대카드의 신용판매 점유율은 17%로 전년 동기(16.44%) 대비 0.56%p 증가했다. 이 기준으로 현대카드는 7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점유율 순위에서 신한과 삼성에 이어 3위에 오른다. 오랫동안 KB국민카드에 밀려 4위에 자리했었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보통 카드사의 신용판매 금액을 집계할 때 구매전용카드는 제외한다. 실질적으로 전자어음 성격이 더 강하다는 점에서다. 전자어음이란 기존의 실물어음과는 달리 전자문서 형태로 작성되고 전자어음을 발행하고자 하는 자가 전자어음관리기관에 등록한 약속어음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매전용카드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1999년 당시 기업이나 정부가 물건을 구매할 때 개인신용카드처럼 신속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에서 도입된 제도라는 점에서다. 실물카드만 없을 뿐 사실상 카드번호가 존재해 신용카드를 기반으로 결제가 발생하는 것도 맞는 셈이다.

실제로 일부 법령에서는 구매전용카드의 성격을 ‘카드’로 정의하고 있기도 하다. 조세특례제한법 제7조의2 3항 5호에서는 구매전용카드를 구매기업이 구매대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신용카드업자로부터 발급받는 신용카드 또는 직불카드로 정의하고 있다.

구매전용카드를 제외해도 현대카드는 최근 신용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21년 3분기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금액은 총 23조6316억원이다. 2020년 같은 기간 21조4264억원보다 10.29% 증가했다. 현대카드 개인 신용판매 규모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9~10%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PLCC를 주요 전략자산으로 삼아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점이 주효했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전반적으로 PLCC 상품을 많이 출시했는데 이를 선도한 하우스로 현대카드가 꼽힌다. 현대카드는 2020년 8월 PLCC플랫폼실과 사업실을 만들며 일찌감치 조직 규모를 확대했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PLCC 덕분에 전체적으로 신용판매가 증가했다”며 “법인 회원의 경우 혜택 규모에 제한이 걸려 앞으로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