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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를 움직이는 사람들]'믿을 맨' 이수일 한국타이어 사장, CEO 역할 '확대'④오너 리스크 속 경영권 이양, 매출 '7조' 달성 눈앞...ESG경영 드라이브

김서영 기자공개 2022-01-17 09:24:37

[편집자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형 조현식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갈등을 봉합하고 신임 회장에 올랐다. 뒤이어 임원 인사를 단행해 경영 손발을 맞출 적임자들을 손수 선임했다. '혁신'을 경영 키워드로 잡은 만큼 타이어업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더벨은 조현범호(號)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4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를 중심으로 기업집단을 이루고 있지만, 그룹 핵심은 다름 아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1위 타이어 기업으로 그룹 수익 대부분이 여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한국앤컴퍼니에 '두산그룹' 출신 전략가, 안종선 사장과 서정호 전무를 뒀다면, 한국타이어에는 오랜기간 합을 맞춘 '복심(腹心)' 두 명을 뒀다. 그중 한 명이 바로 이수일 한국타이어 사장이다. 조 회장은 자신이 자리를 비웠을 때 이 사장에 이사회 의장을 맡겼고 지금까지도 두터운 신임을 표하고 있다.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경영 권한 집중...오너 리스크 극복 '공신'

조현범 회장은 사장 시절, 형 조현식 당시 부회장과 '형제경영'을 이어왔다. 역할 분담이 명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경영 구조다. 장남인 조 전 부회장은 2012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줄곧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에 적을 뒀다. 이곳에서 부회장으로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도모하는 역할을 했다. 차남 조 회장은 핵심 자회사인 한국타이어 사장으로서 주력 사업을 챙겼다.

조 회장은 자신이 손수 일궈온 한국타이어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전해진다. 조 회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하며 처음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12년 타이어사업부가 인적분할돼 지금의 한국타이어가 설립됐다. 이와 동시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승계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형 조 전 부회장을 제치고 회장에 오른 현시점에서 다시 보면 한국타이어는 조 전 부회장의 손이 덜 탄 곳이란 의미도 있다. 한국타이어를 직접 경영하며 함께 손발을 맞춘 인물들이 소위 '조현범 라인'이 됐다. 이수일 사장과 박종호 경영지원총괄(사장)이 조 회장의 믿을 맨을 자처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1962년생인 이 사장은 경북대 무역학과를 졸업과 동시에 한국타이어에 입사했다. 1996년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뒤 사우디아라비아 지점장으로 발령받았다. 2006년 마케팅담당 임원에 선임되며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미주지역본부장, 중국지역본부장, 마케팅본부장 경영운영본부장, 유통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18년 사장으로 승진, 지난해부터 대표이사(CEO)로 재직 중이다.

'믿을맨'이란 역할이 빛났던 때는 2020년이다. 2019년 12월 조 회장은 개인 비리로 구속되면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4년을 선고를 받으며 2020년 11월 경영에 다시 복귀할 수 있었다. 조 회장은 자신이 부재했던 1년 동안 이 사장에 대표이사직을 맡기며 신뢰를 보였다.

이 사장은 이사회 의장 자리도 물려받았다. 기업 내부 규정에 따라 차기 이사회 의장을 정한 것이라지만, 조 회장 신임이 밑바당됐다는 해석이다. 이사회 의장은 기업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리드하기 때문에 그 존재감이 가벼울 수 없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이수일 사장은 오너 리스크에도 회사 경영을 흔들림 없이 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조현범 회장 '지주사' 경영 집중...실적 자신감 바탕, ESG경영 강화

조 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른 만큼 지주사 경영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 경영에서 이 사장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금도 한국타이어 경영에서 이 사장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대표이사가 수행해야 할 기본 역할은 무엇보다 실적 향상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초 연간 매출액 7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작년 3분기 말 누적 매출 5조25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목표 대비 75%에 해당해 매출 목표를 가뿐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이 사장이 주력하는 부분은 다름 아닌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2월 '기업지배구조 및 배당정책'을 발표했다. 이사회 중심 의사결정 체제를 확립해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이사회 내 사외이사 구성 확대 △여성 사외이사 선임 준비 △다양한 전문분야/업무 경험 보유한 사외이사 선임 등이다.

사회책임(S)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SHE혁신위원회'를 신설했다. 이 사장이 위원장을 맡아 안전(Safety), 보건(Health), 환경(Environment) 경영을 총괄한다. 특히 이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최고안전책임자(CSO) 역할을 담당하는 정성호 안전생산기술본부장(부사장)과 안전 경영에 손발을 맞춘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이수일 사장은 조현범 회장으로부터 신임을 얻은 인물"이라며 "조 회장이 새로 맡게 된 회장직과 지주사 경영에 집중할 동안 이 사장이 한국타이어 경영을 주로 끌어갈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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