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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빅딜 관전기

민경문 제약바이오 부장공개 2022-01-18 08:23:21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07: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첫 딜'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월과 11월 두 번에 걸쳐 트리거테라퓨틱스(TRIGR Therapeutics)라는 미국 바이오벤처에 이중항체 신약물질 등을 기술이전했다. 총 계약 규모는 1조2500억원, 계약금(업프론트)은 930만달러였다. 당시만 해도 적지 않은 액수였다.

라이선스 아웃 이후 그해 12월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잡음이 적지 않았다. 거래 상대방인 트리거테라퓨틱스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이었다. 기획바이오가 아니냐는 눈초리도 있었다. 한때 4만원을 찍던 주가가 하향세를 그리면서 일부 주식게시판은 대표이사를 성토하는 글들로 채워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한때 여타 바이오텍처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하이파이바이오와의 항체 치료제 공동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하지만 2020년 11월 사업 중단을 밝혔고 시총 상당분을 반납해야 했다. 당시 이상훈 대표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반 면역항암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등 '본업' 외에 한눈을 팔지 않겠다고 했다.

임인년 새해에 공개된 '빅딜'은 절치부심이 느껴지는 한수였다. 2018년 트리거와의 거래를 외형상 압도한다. 계약금 900억원(그것도 전임상 단계)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L/O 딜 가운데 톱 수준이다. 근래 보기드문 빅파마로의 기술이전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작년만 해도 다수의 L/O 거래가 있었지만 글로벌 제약회사와의 딜은 거의 없었다.

특히 후속개발이 어려운 퇴행성뇌질환 후보물질이라는 부분이 관전포인트다. 국내에선 SK바이오팜 이후 20년만이다. L/O가 공개된 날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는 '상'을 쳤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논리는 적용되지 않았다. 일부 국내 신약개발 회사들이 기술이전 딜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자금조달 우려도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말 에이비엘바이오의 현금성자산(690억)을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 증자 가능성이 제기돼 왔던 상황이었다. 임상 등 R&D와 인건비에 들어가는 돈은 매년 500억원에 달했다. 항체 기반 신약개발업체라는 점에서 그만큼 현금소진(cash burning)도 컸다. 회사 측은 ABL001에 대한 임상 1상까지 마무리되면 올해 현금유입액이 2000억원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성과는 여타 신약개발 업체 입장에서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라이선스아웃 딜에 대한 눈높이 역시 그만큼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등으로 추락한 제약바이오 업계 투심이 회복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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