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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의 美 바이오텍 벤치마킹 "전임상·중개 연구 한몫" 뇌질환신약 L/O, SK 이후 20년만…아두헬름 FDA 승인도 영향

최은수 기자공개 2022-01-14 08:28:0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3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맨땅에서 시작한 국내 바이오벤처가 20여 년만에 중추신경계(CNS) 빅딜을 체결"
"근래에 보기 드문, 의미 있는 규모의 L/O 선급금(업프론트)"
"혈액-뇌장벽(BBB)을 넘는 기술에 주목하는 글로벌 R&D 트렌드에 맞아 떨어졌다"
"사업개발(BD) 전략이 기초·중개 연구에 무게를 두는 미국 바이오텍들과 닮았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연초 공개한 빅딜을 둘러싸고 업계가 들썩인다. 사노피에 퇴행성뇌질환 치료 후보물질을 이전하면서 체결한 거래 규모는 총 10억6000만 달러다. 계약금을 포함한 단기마일스톤은 1440억원에 달한다. 과거 L/O 딜을 모두 합해도 Top3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등으로 추락한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뢰를 회복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일 개장 전 기술이전 소식을 알린 에이비엘바이오는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작년 조단위 L/O를 체결한 레고켐바이오와 큐라클의 경우 계약 사실 공시 이후 주가가 오히려 하락세로 전환한 것과 대조된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번 딜이 글로벌 L/O를 둘러싼 투자자 평가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자본시장의 전망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전체 계약 규모의 7.6%인 750만 달러(한화 약 900억원)의 선급금과 함께 제품이 상용화될 경우 순매출액에 따라 로열티를 별도로 받는다"며 "에이비엘바이오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이 정도의 거래조건을 이끌어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L/O 대상이 뇌질환 치료물질이라는 점도 관전포인트다. CNS계열 치료 후보물질의 마지막 L/O 이력은 20여년 전 SK(SK바이오 팜 분사 전)와 존슨앤드존슨(J&J)의 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세부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SK바이오팜은 1999년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와 2000년 우울증 치료제 수노시 두 개의 물질 권리를 J&J에 이전했다.

CNS 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한 업체는 2019년 세노바메이트(뇌전증) FDA 품목허가를 따낸 SK바이오팜 뿐이다. 다만 에이비엘바이오는 CNS 계열에 속하는 퇴행성뇌질환 중에서도 파킨슨병을 타깃한다. 파킨슨병은 아직 품목허가를 획득한 업체조차 없어 최종 상업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해외 업체 중에는 디날리테라퓨틱스(Denali therapeutics)가 2018년 다케다(총 계약금액 12억 달러)와 2020년 바이오젠(총 계약금액 21억 달러)에 BBB 투과 이중항체 기술을 넘기는 빅딜을 체결한 바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에서 퇴행성뇌질환과 관련한 전문가 인프라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도 퇴행성뇌질환 치료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는 에이비엘바이오 외에 셀리버리, 메디프론, 젬백스 정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통과 플랫폼 기반기술이 최근 글로벌 R&D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면서 빅딜이 성사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작년 바이오젠이 대표적 퇴행성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료신약 아두헬름의 FDA 승인을 획득한 점도 한몫을 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작년 다케다, 암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을 비롯한 글로벌 빅파마들은 아두헬름 출시 이후 앞다퉈 CNS 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사들이거나 치료제 개발을 선언했다. 사노피는 작년 파킨슨병 이중항체 2상을 한 차례 실패했는데 빅파마들이 CNS 신약 개발에 수조원을 베팅하는 흐름에 맞춰 에이비엘바이오와 빅딜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앞서 빅파마들이 사들인 CNS 기술이 바이오젠이 타깃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계열과 다른 단백질을 공략하는 모달리티(치료 기술)였던 점에 주목한다. 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치료물질을 BBB 장벽 너머 뇌에 전달하도록 돕는다. 아두헬름과는 다른 새 기전의 치료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시장 관계자는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초 연구와 중개 연구를 충실히 수행해 본임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점이 미국 유수의 바이오텍과 닮았다"며 "알츠하이머·파킨슨병 학회(ADPD)나 중추신경계질환(CNS) 서밋 등 관련 학회를 통해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공개하며 사노피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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