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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사태를 바라보는 중소기업의 불안감 [thebell desk]

박상희 벤처중기2부 차장공개 2022-01-25 07:00:36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1일 07: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빠지지 않는 화제 중의 하나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이다.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은 역대 상장사 횡령액 중 최대다. 개인의 비리와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횡령 규모가 너무 큰데다 체계적인 조직과 시스템을 갖춘 이름 있는 회사에서 어떻게 이런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지 황당하고 충격적이라는 반응 일색이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소규모 코스닥 상장 기업들은 불안하다. 금융당국이 자산규모에 따라 차등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서둘러 조기 도입하라고 종용하지 않을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소규모(자산 1000억원 미만) 상장 기업에 2023년부터 적용 예정인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의무화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스템임플란트 사태 이후로 내부통제 강화 여론이 일고 있는데다 중소 상장사는 내부 통제가 더 취약하다는 이유로 관련 제도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19년 대형 회계법인에 용역을 맡겨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구축했다. 외부감사인으로 지정된 회계법인은 2020년 기말 감사보고서에서 횡령의 징후를 전혀 발견하지 못하고 ‘적정 의견’을 냈다. 지난해 최근 분기보고서에서도 내부회계관리자는 아무런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내부회계 관리 측면에서 구멍이 생긴게 확인되면서 책임론이 일고 있다.

기업이 내부회계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3억~5억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구축 이후에도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업데이트를 하는데 연간 5000만원에서 1억원이 든다고 한다.

영업이익이 10억원을 조금 웃도는 한 코스닥 상장기업 대표는 “내부회계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이 한 해 영업이익의 30~50%에 맞먹는다”면서 “감사인 지정 제도에 따라 지정된 회계법인은 감사 용역 수수료가 평균적으로 2~3배가량 높아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다 최근 흑자전환한 코스닥 상장업체 임원은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비용에 대한 부담감을 금융당국 관계자에게 토로했다 ‘그 정도 비용도 감당 못하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핀잔을 들었다”며 씁쓸해 했다.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 상장 기업은 적자가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에 이를 수 있다. 중소기업은 불과 몇 억원 차이로 흑자전환 희비가 갈린다. 내부통제 구축 비용은 적잖은 부담이다.

대기업에 비해 은행 등 금융권 이용 문턱이 높고 회사채 우량 등급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주식자본시장에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상장폐지는 자금조달 창구가 막히는 결과로 이어져 기업의 재무 상태를 악화시킨다.

오스템임플란트 횡령같은 사태가 재발해선 안 되고 이를 위해 내부 통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토를 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산이나 매출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

미국의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가 소규모 상장기업에는 실익보다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시행 직전에 도입을 철회했다. 2000억원 넘는 대규모 자금을 빼돌릴 회삿돈이 있는 대기업과 몇억원 차이로 흑자냐 적자냐 기로에 서는 중소기업에 같은 잣대를 적용해선 안된다는 코스닥 상장업체 CEO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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