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5년, 효성의 변화는?]지배구조 모범생 지주사, 못 따라가는 자회사②조현준 회장 의지로 지배구조 환골탈태...계열사는 아직 미진
조은아 기자공개 2022-01-27 07:46:20
[편집자주]
조현준 회장이 효성그룹 회장에 오른 지 5년이 지났다. 그간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지배구조 개선을 이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소를 비롯한 신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세대교체, 형제의 경영권 정리 등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조현준 체제 5년, 효성의 성과와 과제를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4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 취임 이후 지주사 체제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겪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효성 이사회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이는 조현준 회장의 결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조 회장 스스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가 상당했다고 알려진다. 이전까지 효성그룹이 각종 오너 리스크로 몸살을 앓았던 만큼 단순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 이상으로 기업의 실질적 의사결정 과정도 투명하게 해야한다는 안팎의 요구가 컸다. 실제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고민한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효성 이사회는 현재 모두 9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6명이 사외이사다. 상법상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는 3명 이상, 이사 총수의 과반수로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효성은 상법상 조건을 뛰어넘는다.
사외이사 비중이 중요한 이유는 기업의 의사결정으로 외부 주주의 피해가 예상될 때 사외이사가 이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외부 평정기관들은 사외이사 비중을 상법상 조건인 이사 총수의 과반을 넘어 70%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의 ㈜효성 이사회를 살펴보면 사외이사 비중이 상법을 단순 충족하는 데 그쳤다. 2010~2012년 5명의 사내이사와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고, 2013~2016년에는 4명의 사내이사와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2017년 조 회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사외이사 수가 사내이사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효성 이사회는 2018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효성에서 재계 첫 여성 이사회 의장이 나왔다는 점이다. 김명자 사외이사는 2017년 9월 ㈜효성 이사회에 합류한 데 이어 지난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조 회장 취임 8개월 만인 2017년 9월에는 기존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경영위원회에 더해 투명경영위원회도 신설됐다. 내부거래 투명성 제고, 주주권익 보호, 윤리경영 추진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위원회로 지난해 4월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위원회로 확대 개편됐다.
이러한 노력은 외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 지배구조 부문에서 ㈜효성은 2019년까지만 해도 C와 D를 오갔으나 2020년 B로 올라선 데 이어 2021년 B+까지 올라섰다.
물론 개선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효성의 사외이사진은 경제, 교육, 환경, 회계, 법률 등의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언뜻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로 구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상 관료 출신이 대부분이다.
김명자 사외이사는 환경부 장관 출신이며 손영래 사외이사는 국세청장을 역임한 세무·회계 분야 전문가다. 정상명 사외이사는 법무부 차관, 검찰총장을 지냈으며 정동채 사외이사는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권오곤 사외이사는 부장판사 출신이다. 언론인 출신인 김기웅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6명 중에 5명이 관료 출신인 셈이다.
계열사들의 지배구조도 아직 ㈜효성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고 사외이사 수도 상법상 규정을 가까스로 충족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효성티앤씨의 경우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등 모두 6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고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3인, 총 5인의 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역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두 곳 모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경영위원회 등 3개의 위원회를 두고 있다
효성화학 역시 다르지 않다.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3인으로 이뤄져 있으며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함께 맡고 있다. 이사회 내에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및 경영위원회 등 3개의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세아홀딩스, 오너일가 지분 매각 배경은 굳건한 지배력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오너 연봉에도 드러난 두산그룹 굴곡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굵직굵직한 오너경영인 많은 LS, 연봉 수준도 ↑
- [이사회 분석]갈 길 바쁜 LS이브이코리아, 사외이사 없이 간다
- [이사회 분석]이사진 절반 새 얼굴 LX MMA, 적자 탈출 시동
- 모트롤 인수 추진하는 두산그룹, 3년 전과 달라진 건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길었던 '불황의 그늘', HD현대 보수에도 영향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총수 연봉도 좌우하는 GS칼텍스 실적
- ㈜두산, 자회사 DLS에 400억 자금 수혈
- [한화그룹은 지금]마지막 퍼즐, ㈜한화 건설부문 향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