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기업 빌드업 리포트]LG전자 수혈로 '빚 갚은' 로보스타, R&D 투자 줄였다②차입금 150억→14억 감소…현금성자산, M&A 이전 수준 회귀
박상희 기자공개 2022-02-08 07:58:46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로봇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소식과 ‘CES 2022’에서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로봇을 앞세우면서 로봇기업 주가가 고공비행하고 있다. 산업계에서 오롯이 로봇에만 집중하는 업체는 대부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견·중소기업이다. 시장에서 로봇에 주목하기 시작한 지금은 로봇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거나 지배구조에 변화를 꾀할 최적의 타이밍이다. 로봇 업체들이 자본시장을 활용해 어떻게 빌드업에 나설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8일 12: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 대개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진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유동성은 줄어드는데 이자 등 금융비용 부담은 증가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그런데 코스닥 상장사 로보스타는 반대된 행보를 보여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LG그룹에 편입된 이후 매출세가 크게 꺾이고 영업이익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재무구조 건전성이 오히려 강화됐기 때문이다.2018년 LG전자가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 이 과정에서 유동성 증가한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모기업이 수혈해 준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비용 비중은 감소했다.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유동성도 바닥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로보스타에 대한 모기업의 지원이 지속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NCF 마이너스 흐름 속 '차입금 상환' 총력
LG그룹에 편입되기 이전인 2017년말 기준 로보스타의 부채비율은 159.1%를 기록했다. LG전자에 인수된 2018년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66.9%로 뚝 떨어졌다. 2019년과 2020년말 부채비율은 각각 72.8%, 70.6%를 기록했다. 2021년 9월말 기준으로는 46% 수준까지 낮아졌다. 갈수록 부채비율이 하락하고 있다.
총차입금도 4년간 감소했다. 2017년말 기준 150억원 규모의 총차입금은 2018년말 40억원으로 줄었다. 2019년 28억원, 2020년 19억원, 2021년 9월말 기준 14억원 수준으로 계속 감소했다. 특히 단기차입금 규모가 2017년말 69억원에서 2021년 9월말 기준 2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차입금의존도는 2017년말 11.5%에서 지난해 9월말 기준 1.1% 수준으로, 단기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6.8%에서 0.8%로 낮아졌다.
이같은 재무지표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로보스타가 LG전자에 인수된 2018년부터 최근까지 차입금 상환에 총력을 기울였단 의미다. 눈길을 끄는 건 같은 기간 로보스타의 실적은 뒷걸음질쳤다는 사실이다.
로보스타는 2017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으나 이듬해 2018년 1932억원으로 감소했고 2019년 1772억원으로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에는 1302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은 106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017년 105억원 규모에서 2018년 22억원으로 급감한데 이어 2019년에는 69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020년에는 115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2021년 3분기말 기준으로는 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줄인 것에 만족했다.
로보스타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2018년부터 마이너스 흐름으로 돌아섰다. 2018년 마이너스(-)97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143억원, -34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NCF도 -101억원을 기록했다.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운전자본 투자 항목 등을 뺀 것으로 영업부문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다.
◇"연구개발 효율화 작업 진행 중...올해 디지털 전환 위해 IT 및 인프라 투자"
로보스타가 실적이 뒷걸음질 치는 상황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차입금 상환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LG전자가 챙겨준 두둑한 현금 덕분이다. LG전자는 2018년 로보스타를 인수하면서 기존 대주주 지분을 인수함과 동시에 로보스타가 실시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195만주를 추가로 인수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2만7417원으로 로보스타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본확충 규모는 535억원이다.
문제는 LG전자가 수혈해 준 현금 곳간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데 있다. 2017년 160억원 수준이던 로보스타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유상증자를 단행한 2018년말 기준 49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2019년 303억원, 2020년 251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는 146억원까지 하락했다. LG그룹에 편입되기 이전인 2017년말보다 현금성자산 규모가 더 감소했다.
현재 로보스타의 재무 정책은 우유택 전무가 담당하고 있다. 1965년생으로, 1990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오랫동안 LG그룹에 몸담았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LG퓨얼셀시스템즈코리아 관리담당을 지낸 재무통이다.
눈길을 끄는 건 실적 개선을 통해 현금이 유입되는 선순환이 구축되지 않는다면 로보스타는 또 다시 모기업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로보스타는 지난해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등을 활용한 자금조달이 없던 상황이다. 로보스타 관계자는 "현재로선 올해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LG전자에 인수된 이후 또 한가지 눈에 띄는 변화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용이 줄었단 것이다. 로보스타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은 2015년 2.5%, 2016년 2.7%, 2017년 2.0%를 기록했다. 2%대를 유지하던 비율은 2018년부터 1%대로 하락했다. 2018년 1.5%, 2019년 1.9%, 2020년 1.3%, 지난해 9월말 기준 1.2% 수준으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도 2018년말 기준 122명에서 지난해 9월말 기준 91명으로 30여명가량이 줄었다.
로보스타는 올해 디지털 전환(DX) 관점에서 업무 효율화를 위한 IT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로보스타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연구개발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사업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통해 투자효율을 높이는 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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