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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2]'굿 스타트' 파크시스템스, AFM 톱티어 지위 다진다AFM 수요 급증, 1월 수주잔고 200억 넘겨…WLI·포토마스크용 고부가제품 영업력 확대

수원(경기)=조영갑 기자공개 2022-02-08 08:09:31

[편집자주]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3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때만 해도 산업 섹터에서 AFM(원자현미경)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존재했지만, 현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 공정에 AFM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 선두를 파크시스템스가 이끌고 있다."

3일 경기도 수원 광교 본사에서 만난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는 "경쟁사 대비 기술격차가 확인된 만큼 올해 독보적인 원천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톱티어 AFM 제조사로서 지위를 다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AFM의 아버지' 캘빈 퀘이트(Calvin F. Quate) 스탠퍼드대 교수의 핵심 연구원 출신으로, 미국에서 AFM의 상용화를 이끈 장본인이다. 1997년 파크시스템스 창업 이후 꾸준한 R&D 투자를 통해 기술력으로 경쟁사 브루커(Bruker)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반도체 고객사 라인에서 브루커 AFM 제품이 퇴출되는 데 반해 그 자리를 파크시스템스가 대체하고 있다.

파크시스템스는 지난달 이례적인 수주 확대가 이어지면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고객사의 연초 PO(구매주문서)가 쇄도하면서 200억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매출액(151억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월 수주를 기록한 셈이다. 해당 수주잔고는 올해 상반기 내 대부분 매출액으로 산입될 예정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파크시스템스의 AFM 장비 도입을 결정하면서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그동안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를 중심으로 AFM 공급계약이 진행됐다. 하지만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공정에 AFM을 첫 도입한 데 이어 LG디스플레이가 정식 도입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양 날개를 단 것이다. 지난해부터 LG디스플레이가 장기 공정테스트를 진행해 첫 계약에 이른 만큼 올해 후속 계약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조연옥 전무는 "회사에서 예측한 것보다 각 산업군에서 AFM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6년간 30%가량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는데, 올해는 이 기반 위에서 성장 모멘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크시스템스는 2018년 418억원, 2019년 520억원, 2020년 712억원 등 매년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 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 역시 유사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파크시스템스는 올해 기존 AFM 주력장비의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NX-Hybrid WLI(White Light Interferometry)', 포토마스크(Photomask)용 장비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공급에 영업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모두 AFM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이다. 고객사의 다변화된 니즈에 대응, 회사의 업사이드 포텐셜(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아이템으로 평가된다.

WLI 장비는 기존 광학 기반 WLI 검사장비와 AFM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장비다. WLI가 반도체 웨이퍼를 빠르게 프리스캔(pre-scan)한 뒤 디펙(결함)의 위치를 찾아내면, AFM이 해당 디펙의 물성, 특성 등을 분석해 내는 원리다. AFM의 우수한 검사계측 정확도, 반복재현성과 WLI의 스캐닝 속도를 동시에 갖춘 장비다. 기존 AFM 장비 대비 2배가량의 ASP(공급단가)가 책정됐다.

조 전무는 "기존 광학장비 메이커들이 WLI를 기반으로 AFM을 결합하려고 했지만, 코어 기술인 AFM에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 약점을 보인 반면 파크시스템스 하이브리드 WLI는 AFM 기반으로 WLI를 탑재했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우수한 측정 결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반도체 전공정을 비롯해 후공정 영역까지 타깃팅하고,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파크시스템스의 NX-Hybrid WLI 제품. WLI 장비와 AFM의 장점을 결합했다. (출처=파크시스템스 홈페이지)
반도체 포토마스크용 AFM 장비도 올해 기대되는 품목이다. 장당 수억원에 이르는 초미세 공정용 포토마스크의 리페어를 돕는 AFM 애플리케이션 장비다. EUV(극자외선) 공정이 범용화되는 상황에서 극도로 미세해지는 디펙을 제거하기 위해 글로벌 제조사들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노광 투과율 문제로 EUV 공정에서 펠리클(포토마스크 보호 부품) 사용이 힘들어지면서 니즈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내 복수의 PO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장비 역시 기존 제품대비 2배가량의 ASP가 책정돼 있다.

파크시스템스는 이런 자신감을 토대로 올해 글로벌 시장에 AFM과 파크시스템스의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해외법인 및 연락사무소 역시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어 기존 고객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후속 공급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파크시스템스는 미국, 일본, 독일, 대만, 싱가포르 등지에 현지법인과 중국, 인도, 프랑스, 영국에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는 대형 자본적지출(CAPEX) 등의 벌크업보다 안정적인 성장 위에서 글로벌 AFM의 저변을 더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에 더 집중할 예정"이라면서 "글로벌 공급 레퍼런스를 대거 확보한 만큼 명실상부한 AFM 톱티어 제조사로서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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