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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스톡]한진그룹 오너 경영권 분쟁...후끈 달아올랐던 한진칼②조원태 vs 조현아 등 3자연합 경쟁, 한진칼 주가 4개월만에 180% 폭등

김서영 기자공개 2022-02-08 08:20:01

[편집자주]

오너와 주주 사이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요즘이다. 기업 총수를 회장님이라고 존칭하기보다 '형'으로 부른다. 오너의 경영 방식부터 라이프 스타일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만큼 오너의 언행이 기업의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너의 말 한마디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기도,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한다. 더벨이 오너 경영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4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에는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 주가가 급등한다는 공식이 '정설'로 여겨진다. 경영권 분쟁이라 하면 주식을 매집해 경쟁 상대보다 지분율을 높여 지분율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을 끌어모으는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 경쟁 당사자가 주식을 매집할 수도 있고, 우군을 둘 수도 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역시 오너 일가가 포함된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크게 뛰었다. 산업은행이 '백기사'로 나서며 경영권 분쟁이 봉합된 후에도 주가가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나아가 저비용항공사(LCC) 3사 지배구조 개편 등 항공빅딜이 배경으로 꼽힌다.

◇주가 180% 끌어올린 오너간 경영권 분쟁...최고가 11만원 돌파

2020년 경영권 분쟁 직전까지만해도 한진칼 주가는 거의 변하지 않고 일정 수준으로 유지됐다. 자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경영 실적이나 업황, 투자 규모 등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진칼은 순수 지주사로 계열사를 통해 끌어올린 배당금이나 상표권 수입이 주요 수입원이다. 한 마디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제한적이었던 셈이다.
(출처: 네이버금융)
게다가 주력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도 다른 지주사와 비교해 낮아 자회사 영향도 덜 받는 편이다. 한진칼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27.7% △㈜한진 24.2% △진에어 56.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칼호텔네트워크(100%) △토파스 여행정보(94.4%) △한진관광(100%) △Waikiki Resort Hotel(100%) 등을 거느리고 있다.

고요하던 주가에 파동이 일었던 때가 있었다. 바로 경영권 분쟁이 발발한 것이다. 경영권 분쟁의 발단은 2019년 4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의 별세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갑질 논란으로 그룹 경영권에서 멀어져 있던 사이 남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게 됐다.

같은 해 12월23일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이 부친 조 전 회장의 유훈과 다르게 경영하고 있다'며 권리행사를 예고했다. 이듬해 1월 조 전 부사장은 KCGI, 반도그룹과 손잡고 3자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당시 기준 이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조 전 부사장 6.49% △KCGI 17.29% △반도그룹 8.28% 등 모두 합해 32.06%였다.

이들 3자연합은 두 달 뒤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고, 조 회장은 찬성 56.67%로 사내이사직 연임에 성공했다. 경영권 분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2만~4만원 안팎을 유지하던 한진칼 주가는 2020년 4월24일 11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직전 연말 종가 3만9800원에서 180% 가량 급등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이지만, 통상 주식시장에서 경영권 분쟁이 촉발됐을 경우 주가가 큰 폭으로 오름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백기사' 산은 등판, 경영권 분쟁 매듭...시장의 관심은 '진에어'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산업은행의 등판으로 사그라들었다. 2020년 11월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10.66%를 확보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자 항공업계를 재편해야 할 사명을 안은 산은과 경영권 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조 회장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이로써 조 회장 우호 지분이 42%를 넘어서며 3자연합이 와해되기 시작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3월 KCGI에 주식 5만5000주를 매각해 현금화했다. 다음 달 3자연합은 공식 해산 수순을 밟았다. 남은 KCGI와 반도그룹도 산은과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경영권 분쟁의 열기가 식으면서 한진칼 주가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산은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2020년 11월 말 한진칼 주가는 7만5000원, 3자연합이 공식 해산한 지난해 4월 말에는 5만5500원까지 떨어졌다.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고점 대비 절반으로 떨어진 수치다.

주목할 점은 경영권 분쟁이 봉합된 이후에도 한진칼 주가가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진칼 주가는 이달 3일 종가 기준 5만3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산은 투자에 따른 '나비효과'로 해석한다. 즉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한진칼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진칼 주가는 기업가치 대비 주가의 할증 거래가 주주간 지분 확보 경쟁에서 비롯됐다"며 "지분 경쟁이 약화한 상황에서 영업 환경 개선의 최대 수혜인 상장 계열사 이상으로 주목받는 것은 과도하다고 평가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분경쟁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업계에서는 한진칼의 주요 계열사인 진에어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항공사(FSC) 통합 후 LCC 3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이 예정돼 있다.

LCC 통합 시나리오에는 크게 △한진칼과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인수 후 합병하는 구조 △한진칼이 진에어를 통합 FSC에 매각해 합병하는 구조 등이 거론된다. 후자의 경우 진에어 매각 대금 유입으로 대규모 현금흐름이 발생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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