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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차기 리더는]우리지주 사장직 신설…박화재·전상욱 전진배치은행장·지주 사장 탕평…유사시 지배구조 안정화 포석

고설봉 기자공개 2022-02-08 07:36:52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7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이어 우리금융지주 내 사장직을 신설했다. 이원덕 내정자와 함께 우리은행장을 놓고 경쟁했던 박화재 집행부행장과 전상욱 부행장보를 각각 우리지주 사장에 선임했다. 그룹 내 주요 자산인 CEO 후보들을 요직에 발탁해 지배구조를 단단히 하려는 포석이다.

우리지주 이사회가 사장 직위를 신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이어 우리지주 내 가장 위계가 높은 직위는 수석부사장이었다. 신임 우리은행장 내정자인 이원덕 수석부사장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번에 우리지주가 수석부사장보다 한 직급 높은 사장직을 새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진다. 우리금융 전체로 볼 때 신임 사장은 회장과 은행장 다음으로 의전 순서가 높은 직급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자리가 주는 의미가 크다.

특히 신설된 사장직에 신임 이 행장과 경합했던 후보들을 배치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은행장 경쟁에서 선발되지 못한 후보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었단 것은 일종의 탕평 인사로 읽히는 대목이다. 더불어 우리금융 차원에서 새로운 지배구조 실험을 가동한다는 뜻이다.

박화재(왼쪽), 전상욱(오른쪽) 우리금융지주 사장 내정자.

우리금융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지주사 전반에서 핵심 계열사 CEO인 은행장에 발탁되지 못한 후보들은 기타 비은행 계열사 CEO로 발령나거나 고문 등으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계열사 CEO로 발탁되더라도 의전 순서 및 그룹 내 서열에서 은행장보다 한 등급 아래에 놓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번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우리지주 이사회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신설된 사장직은 은행장과 대등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의 의전순서와 직급을 부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 비은행 계열사 CEO보다는 무게감이 있는 자리다.

우리지주 수석부행장과 우리은행장, 비은행 계열사 CEO들의 의전 등을 살펴보면 신설된 사장직의 무게감을 알 수 있다. 이원덕 수석부행장의 경우 우리금융 전략기획을 총괄하면서 우리지주 2인자로, 또 우리금융 계열사 전반의 경영을 총괄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했었다. 의전 순서에서 은행장에는 밀렸지만 기타 비은행 계열사 CEO들보다는 확실히 앞서 있었다.

그렇다고 은행장에 완전히 밀린 것도 아니었다. 우리지주 수석부사장은 우리은행장을 제치고 우리지주 이사회에 구성원으로 합류했다. 통상 은행 기반의 금융지주사들은 은행장을 지주 이사회에 기타비상임이사로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지주는 은행장 대신 수석부사장을 이사회에 포함시켰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지주 수석부사장보다 한 등급 높게 신설된 사장은 우리은행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지주 사장직 신설은 향후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은행장은 차기 지주 회장’이란 공식을 깨고 지주 산하 고위 경영진을 육성해 은행장과 함께 차기 경쟁을 시킨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그동안 외풍에 의해 지배구조 안정화에 번번히 실패했던 우리금융이 이번 은행장과 계열사 CEO 교체, 우리지주 경영진 쇄신 등을 계기로 큰 폭의 변화를 꾀했다. 특히 완전 민영화로 6대 과점주주 체제가 전면에서 인사권을 행사하는 만큼 내부 인재를 적극 육성해 지배구조를 든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리지주 사장에 내정된 인사들의 면면을 봐도 차기 지배구조 안정화에 기여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안팎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고 실력 면에서도 그룹 내 최고 수준까지 성장한 인물들이다.

신임 박화재 우리지주 사장은 우리금융 전체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여신전문가로 꼽힌다. 42년 은행 생활 내내 영업 최전선과 본점 여신지원그룹에서 활약하며 우리은행의 중흥을 이끈 인물이다. 더불어 탁월한 리더십과 겸손을 겸비한 인품으로 우리은행 안팎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신임 전상욱 우리지주 사장은 우리금융이 영입한 젊고 신선한 외부인재다. 한국은행과 컨설팅회사에서 근무한 이력이 총 경력 중 절반을 차지한다. 은행 본연의 비즈니스는 물론, 이를 둘러싼 거시적 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고 비이자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식견이 뛰어난 인물이라는 평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차원에서 인재에 대한 적합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경영 안정화를 꾀하는 의도가 있다”며 “지배구조 플랜을 상시 가동하면서 외압을 제거하고 외풍을 완전히 차단해 우리금융의 지배구조를 한층 더 단단히 하겠다는 의도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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