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 건물주 신세계 vs 파크원 임대 현대백화점 4조 들여 매입 vs 연 300억 세입, 여의도서 상반된 전략…디벨로퍼 역량 승부
신민규 기자공개 2022-02-16 08:07:30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5일 15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의 IFC 입찰 도전은 5년전 현대백화점그룹 행보와 대비된다는 점에서 특히 이목을 끈다.현대백화점은 2016년 리테일 불모지라는 인식이 강한 여의도 상권 선공에 나섰다. 아무도 찾지 않던 파크원 입점을 확정지으며 첫 깃발을 꽂는 조건으로 3년간 임대료(MRG) 연 300억원을 보장받았다. 20년 장기임차를 감안하면 '무혈입성'이었던 셈이다.
성장세를 지켜보던 신세계는 보다 판을 키웠다. 여의도 건물주 지위를 노렸다. IFC는 본입찰 과정에서 거론된 몸값만 4조원이 넘지만 신세계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단순 리테일을 넘어 복합개발 포부까지 담긴 행보란 평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이지스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이뤄 IFC 인수 출사표를 던졌다. 2차 본입찰에서 4조~4조1500억원 안팎의 몸값이 거론됐다. 시장에선 매도자 측이 최대 4조5000억원까지 흥행몰이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의도 진입을 위한 투자 규모치고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경쟁 빌딩인 파크원이 준공된 후 공실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나선 영향이 컸다. 이번 딜이 성사되려면 국내외 대형 연기금의 참여가 전제돼야 하지만 이를 차치하더라도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2016년 여의도 진입을 검토할 당시 공실 우려가 상당했다. 파크원이 조단위 PF자금을 모집할 때 리테일 시설 임차에 선뜻 나선 곳이 없었다. 리테일 불모지라는 편견도 작용했다. 롯데, 신세계 모두 최종적으로 입찰을 철회했다.
경쟁사가 없던 터라 임대조건이 상당히 우호적일 수밖에 없었다. 준공 후 3년간 임대료(MRG) 300억원을 보장받았다. 이후부터 MRG와 매출의 9% 중 큰 금액을 내는 조건으로 파크원을 임차하기로 했다. 시장에선 거의 '공짜'와 다름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현대백화점은 초기 우려가 컸지만 '더현대서울'을 오픈해 성공가도에 올려놨다. 최단기 매출 1조원이 예상되고 있다. 초기 진입비용을 낮췄기 때문에 추가 투자 부담이 적은 점도 한몫했다.
신세계의 경우 현대백화점보다 후발주자로 나서 임차인이 아닌 건물주라는 목표를 세웠다. 리테일을 넘어 오피스, 호텔과 연계한 복합개발 승부수를 띄웠다. 입찰참여 주체가 신세계프라퍼티라는 점에서 개발 후 임대운영 수익에 방점을 뒀을 수 있다.

리테일 수익성 한계는 신세계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IFC와 초인접거리에 있는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경방과 신세계가 합작해 흥행을 이끈 성공사례로 꼽힌다.
히지만 신세계 입장에선 실익이 적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타임스퀘어 리빙관을 제외하면 부지 소유자인 경방과 수익을 나눠야 하는 구조가 한계로 지적됐다. 수익배분은 56대 44로 신세계가 적다. 경방으로부터 위탁경영 수수료를 받는 구조이긴 하지만 성에 안찼을 수 있다. 처음부터 개발주체로 나서 기획단계부터 준공후 운영까지 진두지휘할 수 있는 이번 프로젝트에 구미가 당겼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의 도전을 두고 시장 반응은 제각각이다. 지어진 건물 안에서 리모델링하는 정도라 차별화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글로벌자산운용인 AIG자산운용을 비롯해 브룩필드까지 내로라하는 곳들이 주인을 맡아 최적화시켰는데 신세계가 얼마나 다르게 내놓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최소 에쿼티 규모가 1조4000억원 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대형 투자자 참여가 있어야 진행 가능하다"며 "단시간에 해결될 딜은 아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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