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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주주가치 훼손 방어책 '현물출자·현물배당' KT클라우드 '쪼개기 상장' 우려 불식, 자회사 성장 프리미엄 살려 KT 기업가치 제고 기대

이장준 기자공개 2022-02-17 13:30:21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6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부문을 분사하면서 물적분할 대신 현물출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아울러 자회사 현물배당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물적분할 이후 만들어진 자회사가 상장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KT클라우드의 성장 프리미엄 수혜를 받아 KT가 기업가치를 제고하면서도 기존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KT클라우드 분사…물적분할 대신 1.6조 현물출자

KT는 전일 클라우드/IDC 사업을 분리해 신설법인 'KT클라우드'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KT클라우드는 KT의 100% 자회사로 탄생할 예정이다.

특히 KT는 오는 4월 1일 자로 1조6212억원의 현물출자, 1500억원의 현금출자 방식으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취득하겠다고 밝혀 이목을 끈다. 현물출자는 금전 이외에 동산, 부동산, 채권, 유가증권, 특허권 등 각종 유무형 자산을 활용한 출자를 말한다.

KT는 클라우드를 비롯해 △분당 △강남 △목동1 △목동2 △용산 IDC 등 부동산과 시설 및 설비와 채권 등을 이관할 방침이다. 포괄적으로 사업 부문을 떼내 신설 법인에 넘기는 물적분할과 달리 현물출자는 사업을 선별해서 이관한다.

KT클라우드 인력은 KT에서 유관 업무를 수행하는 400여 명이 이동해 구성할 것으로 전해진다. 추후에는 700~800명 수준으로 충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KT 관계자는 "물적분할을 하면 통신사업과 공동으로 쓰는 자산을 분리해 이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는데 법적으로 이행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KT의 IDC 중에서도 수도권 IDC만 신설법인으로 넘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물적분할 이후 상장을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핵심 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떼내 상장하면서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사례처럼 모회사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무분별한 물적분할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부담이 컸으리란 관측이다.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도 고려…투자자 보호+기업가치 제고 '두 마리 토끼'

KT 입장에서는 클라우드/IDC 사업을 분리하면서도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KT클라우드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따로 밝히진 않았으나 시장의 우려를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투자자를 보호할 장치를 추가로 제시했다.

다음달 말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에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추후 KT클라우드가 상장하더라도 KT 주주에게 배당을 통해 KT클라우드의 주식을 주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추후 기업 분할 관련 법이 개정되면 달라진 부분도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사실 클라우드/IDC 사업이 최근 몇 년 새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곤 있으나 KT 전체로 보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진 않다. 지난해 KT의 별도 기준 매출은 18조3874억원인데 그중 클라우드/IDC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은 4559억원 수준이다. KT클라우드 출범 자체가 KT의 기업가치를 떨어트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번 분사가 KT의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KT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2배로 경쟁사인 SK텔레콤·LG유플러스(0.75배)에 비해 상당한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 통신업에 묻혀 경쟁력 있는 다른 사업 부문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클라우드/IDC 사업이 대표적이었다. KT는 국내 유일의 네트워크, IDC, 클라우드를 통합해서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을 언제든 이용할 수 있고 이용한 만큼 내는 종량제 기반의 서비스인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도 출시했다.

KT클라우드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클라우드 사업을 선도할 계획이다. 1위 사업자로서 KT클라우드의 경쟁력이 부각될수록 KT의 기업가치 역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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