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맨 후광?' 노앤파트너스, 산은 위탁운용사 연거푸 선정 '시끌' '25년 근무' 노광근 대표 설립, 인력 이탈·저성과 불구 밀어주기 지적도
조세훈 기자공개 2022-03-15 07:36:1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4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출신이 설립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노앤파트너스가 산업은행이 진행한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에서 연달아 선정되며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투자 규모에 비해 확정된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가 적어 정량평가에 불리한 데다 중형급 블라인드펀드 운용 경력이 없음에도 이번 뉴딜펀드에 선정됐다. 일각에서는 '산은맨'을 우선한 친정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노앤파트너스는 최근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이 진행한 정책형 뉴딜펀드 중형 부문 위탁운용사에 선정됐다. KB증권과 공동운용사로 지원했으며 2000억원 이상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앞서 노앤파트너스는 2020년 산업은행이 출자한 루키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중형급 뉴딜펀드에서 노앤파트너스-KB증권의 선정은 이변으로 평가된다. 두 운용사(GP) 모두 투자금 성과 레코드가 미비해 정량평가에서 열위에 있었던 탓이다. 이번 중형급 뉴딜펀드에는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캡스톤파트너스, 노앤파트너스-KB증권, LB인베스트먼트, SKS프라이빗에쿼티가 지원했다. 이중에서 노앤파트너스-KB증권과 함께 인터베스트, LB인베스트먼트가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노앤파트너스는 2015년 산업은행 출신 노광근 대표가 설립한 하우스다. 노 대표는 산업은행 PE실 등에서 25년 넘게 재직할 만큼 대표적인 업계 '산은맨'이다. 설립 후 투자에 어려움을 겪다 2019년에서야 중국 동박 제조업체 왓슨에 투자하며 이름을 알렸다.
2020년에는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 더블유스코프(WCP)에 1530억원을 투자하며 2차전지 분야에 발을 담궜다. 이 딜에서 산업은행이 공동 투자하며 끈끈함을 이어갔다. 이밖에 코팅코리아, 론디안, 케이리츠, 한스바이오메드, 윈에스티 등에 투자했으며 누적 투자금액(AUM)은 6000억원 가량이다. 다만 투자 회수는 190억원을 투자한 케이리츠 정도에 불과하다.
KB증권 신기술사업금융부 역시 투자 업력이 길지 않다. 2017년부터 벤처캐피탈(VC) 분야에서 투자했으며 누적 AUM은 5000억원이다. 엑시트 레코드는 내부수익률(IRR) 한 자릿수이다. KB증권은 노앤파트너스의 WCP 투자 건의 투자자(LP)로 나서며 연을 맺었다.
블라인드펀드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통해 위탁운용사를 선정한다. 정량평가에서 엑시트 성과는 배점이 높은 항목이다. 두 운용사는 경쟁사에 비해 이 부분의 점수가 낮다. 노앤파트너스는 지난해 하반기 핵심 운용인력이 이탈하는 등 인력 부문의 감점 요인도 있다. 이런 불리한 성적표에도 중형급 뉴딜펀드 지원 운용사가 적어 1차 서류 통과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두 GP가 2차 정성평가에서 점수를 크게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두 GP의 경쟁자는 SKS PE로 분류된다. 서류통과한 6곳의 운용사 중에서 탄소중립·녹색산업 투자를 요건으로 지원한 곳은 노앤파트너스-KB증권, SKS PE 등 2곳이다. 이 요건으로 지원하면 지원 분야 별로 1곳을 우선 선정하도록 했다.
SKS PE는 누적 AUM이 3조원을 넘어서는 중대형급 하우스다. 청산펀드 기준 수익률(IRR) 역시 10%를 훌쩍 넘어서며 준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SKS PE는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연우와 2차전지 소재업체 에코프로비엠 등에서 큰 수익을 올렸다. 연우는 4년 동안 기업가치가 7배 이상 올랐고, 에코프로비엠은 IRR 90%를 달성했다.
중형급 블라인드펀드 운용 경험도 풍부하다. 여기에 펀드 결성 역량을 평가하는 약정금액(LOC) 역시 노앤파트너스-KB증권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KB증권이 LOC를 제출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SKS PE 역시 SK증권이 대주주로 있어 결성 역량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때문에 노앤파트너스-KB증권이 SKS PE를 넘어서려면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가 필요하다. 결국 친정인 산업은행에서 다소 후한 점수를 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중형급 블라인드펀드 운용능력, 엑시트 트랙레코드, 결성 역량 등에서 SKS PE가 우위에 있지만 결과는 달랐다"며 "합리적인 선정 절차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노앤파트너스가 산은맨 하우스라는 점에서 업계에서 쉽사리 수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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