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인사이더스]"바이오텍 구인난, 지인 추천·헤드헌팅으론 한계"①중소업체일수록 어려워…사업개발·인허가 담당인력 고갈
홍숙 기자공개 2022-03-16 08:16:49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업계를 리드하는 '핵심 관계자'를 모았다. 일명 바이오 인사이더스(insiders)다. 바이오텍 주요 임원 또는 벤처캐피탈 주요 심사역 등으로 구성된 이들이 시장의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더벨은 정식 인터뷰 등을 통해선 나올 수 없는 통찰력 있는 견해를 모아서 독자에게 전달키로 했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이름, 소속, 직책은 밝히지 않는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5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벤처의 인력난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기준 국내 바이오벤처는 4000곳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만큼의 인력은 충원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상장 중소 벤처회사일수록 이 같은 경향이 심한 것으로 파악된다.특히 신약개발 업체를 중심으로 숙련된 임원이나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뽑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과 접목된 바이오 분야의 경우 개발자 인력 채용을 IT 업계와 경쟁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 인사이더스'를 통해 바이오텍의 채용 문제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A: 전, 중견 제약회사 및 바이오벤처 연구 경험자/현, 바이오벤처 연구 임원
B: 전, 중견 제약회사 실무 경험자/현, 바이오벤처 사업전략 임원
C: 바이오벤처 개발본부 임원
D: 바이오벤처(디지털 헬스케어) 대표
E: 전, 외국계 제약회사 및 바이오벤처 임상 관리 경험자
-바이오벤처의 채용 방법이 궁금하다.
A: 임원 채용은 지인 추천 혹은 소개로 가는 경우가 많다. 이전의 경력이 연결고리로 작용해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
D: 다양한 방식으로 채용한다. 처음엔 기존 의료기기 회사의 영업사원을 직접 채용하기도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개발자를 뽑은 적도 있다. 이후 채용된 개발자가 자신들의 선후배를 데리고 와 팀을 꾸리면서 개발자 인력을 갖출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행정직은 다른 산업군 행정직 대비 연봉을 조금만 올려도 쉽게 채용할 수 있다.
A: 개발자를 뽑을 때 '원티드'라는 플랫폼을 잘 활용했다. 채용 수수료가 7%인데, 비교적 훌륭한 인력들이 잘 추천해 준다.
C: 임상 인력은 현직자 혹은 구직자가 자주 찾는 인터넷 카페를 활용하기도 한다. 공장의 품질 관련(QA, QC) 인력 역시 관련 카페가 있다. 임상 인력을 해당 카페에서 구한 적도 있다. 물론 업계의 레퍼런스 체크를 하기에 어려운 면이 있긴 하다. 최근 레퍼런스 체크만 해 주는 기업도 생겼다.
-헤드헌터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B: 채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헤드헌터가 구직자를 선별해 주는 기능은 별로 없다. 구직자 입장에서 헤드헌터를 쓰는 기업을 좀더 체계가 갖춰진 기업이라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물론 주니어 직원을 뽑는 데 헤드헌터를 활용하기엔 애매한 측면이 있다.
A: 헤드헌터를 통해 회사에 이직한 뒤, 10개월 만에 다시 해당 헤드헌터에 이직 제안을 받았다. 아마 1년 안팎으로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실무진을 헤드헌터로 채용한 경우 얼마 안가 다시 이직할 위험을 안고 있다는 얘기다.
대기업과 비교해 벤처는 고용 환경이 열악하다. 조금만 좋은 조건을 헤드헌터가 제시하면 직원 입장에서는 이직을 고려한다. 비교되는 연봉이 높으면 회사 입장에서 해당 직원을 붙잡기도 어렵다.
C: 비용 이슈도 있다. 직급별로 헤드헌터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다르다. 주로 연봉 대비 비율로 계약한다. 채용 연결을 잘 시켜주는 헤드헌터 기업은 채용까지 연결을 못 해도 기본적으로 받는 계약금이 있다. 수수료 비율도 다른 헤드헌터 업체 대비 1.5~2배 가량 더 높다. 특히 사업개발(BD), 인허가 담당(RA), 임상 관련 인력 등을 구하기가 여려운 편이다.
-바이오벤처만이 줄 수 있는 보상은 무엇이라고 보나.
B: 연봉이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특히 젊은 세대를 보면 연봉이 조금 낮더라도 배울 수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면, 불편한 조건에서도 벤처를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점을 CEO를 비롯한 임원급에서 잘 활용해야 한다. 물론 연봉만 높으면 누구든 채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표 및 임원들도 여전히 많다.
C: 나이가 어릴수록 회사의 철학과 개인의 가치관이 부딪힐 때, 퇴사를 하는 경우를 많이 지켜봤다. 부서 차원의 문제는 해결해 줄 수 있지만, 회사 문화 자체를 바꾸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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