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3월 17일 16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마이데이터가 시행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분주하다. 개인의 소비 성향이나 결제 패턴 정보 수집이 가능해져 초개인화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점이 핵심이다.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거나 자산 배분을 자동화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자산관리 패러다임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르는 분위기다.금융사들은 지난해부터 마이데이터 시스템 개발과 구축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론칭 전부터 고객 유입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최근들어 개발을 마친 마이데이터 앱이 속속 출시되면서 서비스가 가시화 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금융 생활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실제로는 부가 기능을 추가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별 지출 및 소비 습관 분석, 자금 설계, 상품 추천 등 편의성을 더한 수준일 뿐 개인 금융 서비스의 판을 뒤흔들 만한 획기적인 서비스로 보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평가다.
몇년 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알파고의 출현으로 인공지능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로보어드바이저가 금융권에 처음 도입됐을 때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알고리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 방식이 등장, 펀드매니저라는 직종 자체가 아예 자취를 감춰버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쏟아지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어떨까.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긴 했어도 펀드매니저가 사라지진 않았다. 오히려 '액티브 펀드'가 등장하면서 매니저의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 이는 호돌갑스럽기만 했을 뿐 '금융 디지털 테마'의 실상은 판을 바꿀만큼 파괴력이 크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마이데이터와 로보어드바이저는 이름은 다르지만 디지털을 앞세운 '테마 마케팅'이라는 점에서는 똑같다. 금융투자업계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사업 확장의 계기로 삼고 요란한 홍보를 이어간다. 현재의 마이데이터 애플리케이션 수준을 봤을 때 2016년처럼 한순간 열풍처럼 지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물론 산업의 특성상 보수적인 금융업도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에 맞게 변신해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다만 시류를 좇는데만 급급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과도한 디지털화에만 매물돼 정작 대면이 필요한 금융업 본연의 업무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금융 소비자들의 후생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로 평가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다.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시류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한순간 유행처럼 번졌다 사그라지는 그저그런 테마로 끝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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