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CJ ENM 콘텐츠 동맹…현대로보틱스 투자 데자뷔 2020년 지분 투자 때처럼 사업협력위원회 출범, DX 결실 뚜렷…양측 키맨 합류 전망
이장준 기자공개 2022-03-23 13:37:48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1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의 KT스튜디오지니 투자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CJ ENM과 KT그룹 양측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펀드를 조성하고 공동사업을 위한 사업협력위원회를 출범키로 했다.특히 사업협력위원회는 앞서 KT가 현대중공업지주와 동맹 관계를 구축했을 때도 출범한 조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후 양사는 디지털전환(DX) 사업에서 단기간 내에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에도 CJ ENM과 KT 그룹사의 해당 사업부문을 이끄는 '키맨'들이 여기 합류해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2020년 현대중공업그룹 맞손 이후 로봇·AI 등 DX 성과 전례
KT는 21일 CJ ENM이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따른 조치의 일환이다.
양사는 △음원사업 협력 △실감미디어 사업을 위한 공동펀드 조성 △미디어·콘텐츠 분야 공동사업을 위한 사업협력위원회 구성 등 측면에서 콘텐츠 사업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사업협력위원회에는 콘텐츠, 음악, 웹소설·웹툰 등 각 사업분야별 양사 주요 경영진이 대표위원으로 직접 참여한다. 여기서 공동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
이는 앞서 현대중공업그룹과 맞손을 잡을 때와 유사한 양상이다. 2020년 6월 KT는 현대로보틱스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사업 협력을 맺으며 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현대로보틱스 입장에서는 당시 현대중공업지주에서 분사해 막 출범한 상태였고 KT 역시 구현모 대표가 취임한 직후 처음 이뤄진 투자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KT와 현대중공업지주는 스마트솔루션, 디지털 혁신, 인공지능(AI) 및 ICT 사업의 공동 추진을 위해 사업협력위원회를 설치했다. 해당 위원회에서는 구 대표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을 비롯한 양사 핵심 임원이 포함됐고 KT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간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조직의 무게감이 다른 만큼 성과는 머지않아 가시화했다. 2020년 11월 KT와 현대중공업그룹은 약 5개월간 협업 성과를 처음 공개했다. 특히 △로봇·스마트팩토리 △조선·중공업 △스마트-X 등 3개 분야에서 결실을 맺었다.
로봇·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는 식음류(F&B) 서빙로봇이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서울아산병원까지 합쳐 이들의 협력으로 구현한 스마트병원 솔루션도 마찬가지다. KT는 5G, AI, 클라우드 등 ICT 역량을 활용해 의료 DX 플랫폼과 솔루션 개발을 주도하고 현대로보틱스는 로봇으로 자동화 설비를 구축했다.
조선·중공업 분야에서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원격 검사 솔루션을 선보였다. 스마트-X 부문에서는 물류 플랫폼 혁신을 위한 디지털트윈 물류센터 등 솔루션을 구축했다. 이후에도 KT와 현대중공업지주는 'AI 원팀'으로서 AI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도모하고 로봇 사업 협력 스타트업을 함께 발굴하는 등 동행을 이어오고 있다.
◇KT 그룹 핵심 임원 위원회 포함 전망, 콘텐츠 부문 시너지 극대화 방점
현대로보틱스 투자 당시에는 KT가 투자 주체가 됐고 이번에는 KT 그룹사가 투자 대상이 된 점은 다르지만 양사 주요 임원이 포함된 사업협력위원회 조직이 꾸려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KT그룹과 CJ ENM은 추후에도 콘텐츠 부문에서 긴밀하게 협업할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아직 위원회 멤버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KT 측에서는 제휴를 주도한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나 콘텐츠 사업 등 B2C 사업을 포괄하는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그룹사 중에서도 미디어·콘텐츠 계열사를 아우르는 KT스튜디오지니나 콘텐츠를 담당하는 스토리위즈, KT시즌, 지니뮤직 등에 소속된 인사가 합류할 수 있다.
CJ ENM과 KT그룹은 보유한 콘텐츠 제작 역량 및 노하우를 KT스튜디오지니에 집중할 예정이다. 나아가 KT스튜디오지니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원천 IP를 확보하기 위해 역량 있는 제작사를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에 나서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
KT 관계자는 "CJ ENM 투자 이후 사업협력위원회를 꾸린 건 1000억원 단건 투자로 끝내지 않고 추가로 협업할 수 있는 접점을 계속 찾겠다는 뜻"이라며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그룹사가 많으니 다양한 아이템을 구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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