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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룰 D-1, 가상자산거래소 점유율 격차 '분수령' 빗썸·코인원, 시행 이틀 앞두고 농협과 극적 협상…업비트와 격차 줄일까

노윤주 기자공개 2022-03-24 13:27:3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4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이동시 송·수신자 정보 확인 의무가 주어지는 '트래블룰'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거래소를 포함한 가상자산 사업자는 트래블룰 솔루션을 도입해 가상자산을 입출금하는 자사 및 타사 고객의 정보를 상호 교환해야 한다.

현재 각 거래소가 공개한 출금 가능 범위와 방식은 제각각이다. 고객은 조금 더 편리하고 다양하게 입출금을 지원하는 거래소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농협은행 제휴사인 빗썸과 코인원의 경우 출금 범위가 유독 좁아 골머리를 썩다 하루 전 농협과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업계에서는 트래블룰이라는 허들을 극복하는 방법에 따라 현저히 벌어져 있는 거래소 간 점유율 격차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인 금융실명제' 트래블룰, 거래소마다 규칙 달라 혼선

트래블룰은 오는 25일 본격 시행된다. 지난해 같은 날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일환으로 당시 사업자의 준비 시간 부족을 이유로 시행이 1년 유예됐다.

'코인판 금융실명제'라고도 불리는 트래블룰은 가상자산 입출금 시 사업자가 송신자와 수신자의 정보를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게 핵심이다. 업비트에서 빗썸으로 비트코인을 전송한다고 가정할 경우 양사는 상호 연동된 솔루션을 사용해 보내는 이와 받는 이의 정보를 실시간 교환해야 한다.

현 단계에서는 동일한 솔루션을 사용해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은행 타행이체 시 계좌번호만 적어도 받는이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모든 은행이 '자금 이동 추적 시스템'이라는 동일한 솔루션을 사용하기에 가능하다.

국내는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자회사인 람다256이 개발한 '베리파이바스프'와 빗썸·코인원·코빗 연합의 '코드(CODE)'로 솔루션이 양분화 돼 있다.

두 솔루션의 연동 영역이 다르고 또 동일한 법을 따르지만 출금이 가능한 범위도 제각각이다. CODE와 베리파이바스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실무진단에서 상호 연동 업무협약(MOU)를 체결했지만 두 솔루션을 연결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솔루션 연동 업비트가 가장 빨라…고객 편중 심화되나

출금가능 거래소 숫자로만 보면 4대 거래소 중 코빗의 지원 영역이 가장 넓다. 코빗은 국내외 대다수 거래소의 입출금을 지원한다. 고객 본인소유의 메타마스크, 카이카스 등 개인 지갑도 사전에 등록할 경우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다.

다만 이는 트래블룰 솔루션 연동이 아닌 '화이트리스트' 등록이다. 화이트리스트는 실시간 정보 공유가 아닌 사전에 등록해 거래소 자체 심사를 거친 지갑주소를 말한다. 타인 지갑주소는 불가능하고 고객 본인 주소만 등록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솔루션 연동이 어려운 해외 거래소 및 개인 지갑은 불가피하게 화이트리스트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솔루션 연동을 통한 입출금이 가장 원활한 곳은 베리파이바스프를 쓰는 업비트다. 업비트는 텐앤텐, 프라뱅, 캐셔레스트, 고팍스 등 8개 국내 거래소로 입출금을 지원한다. 해외 파트너사인 업비트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도 대상이다. 향후 바이낸스, 오케이엑스, FTX 등 대형 해외 거래소와도 솔루션 연동 예정이다. 별도의 사전등록 절차 없이 은행 송금하듯 코인을 전송하면 된다. 메타마스크 등 탈중앙화 개인지갑은 화이트리스트 방식으로 지원한다.

일각에서는 트래블룰로 인해 업비트 독주체제가 굳어지는 게 아니냐고 전망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와 트래블룰 솔루션이 연동된 곳이 가장 많다"며 "고객도 입출금이 자유롭고 편한 곳을 더욱 선호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빗썸·코인원, 농협과 협상 했지만 숙제 산적

트래블룰 도입으로 가장 속앓이를한 곳은 빗썸과 코인원이다. 양사 모두 개인지갑 출금을 지원하지 않아 고객 불만을 샀다. 기존에는 양사 모두 출금을 지원하려 했으나 계획을 전면 수정한 것인데 자금세탁을 우려한 은행의 반대가 있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근까지 해외 거래소의 출금 지원 여부도 불투명해 빗썸과 코인원이 트래블룰 시행 후 큰 고객 이탈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는 제휴은행이 정해주는 지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며 "빗썸, 코인원도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트래블룰 시행을 이틀 앞두고 농협은행과 극적협상에 성공했다. 또 제휴 4년 만에 처음으로 년단위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농협과 6개월 단위로 재계약을 맺어왔다.

농협은 당초 두 거래소에 깐깐한 자금세탁방지(AML) 및 트래블룰 규정을 계약조건으로 내세웠던 농협은 이번 재계약에서 별도의 조건을 붙이지 않았다. 거래소 자체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는 설명인데 이로써 두 거래소는 조금이나마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

코인원은 코빗과 CODE 솔루션을 연동했고 기타 거래소의 경우 추후 리스트를 공개할 계획이다. 빗썸은 솔루션 연동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우선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해외 주요 거래소와 업비트, 코인원, 코빗, 한빗코 등 국내 거래소의 출금을 화이트리스트 방식으로 지원한다. 개인지갑 출금은 양사 모두 여전히 불가능하다.

빗썸과 코인원은 겨우 한숨 돌렸지만 앞으로 CODE와 베리파이바스프 연동, CODE 제휴사 확대 등 더 큰 숙제를 풀어가야 한다. 화이트리스트 지원만으로는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하다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당장은 불편할 수 있지만 제휴사(농협)와 출금 가능 대상을 넓히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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