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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정지' 비디아이 투자한 수성운용, 수십억 손실 81억 BW투자후 일부만 건져…풋옵션도 행사 못해 발동동

조영진 기자공개 2022-03-30 08:17:1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8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성자산운용이 플랜트 제조업체 비디아이(BDI)의 사채를 매입했다가 손실을 봤다. 원금 확보를 위해 풋옵션 행사도 검토했으나 비디아이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는 현재 자본전액잠식설에 휩싸여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2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비디아이의 비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에 투자했던 수성자산운용은 최근까지 일부만 엑시트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성운용은 12개 사모펀드를 통해 총 81억원을 비디아이에 투입했으며 사채 전부를 신주인수에 사용했다.


지난해 11월 수성운용은 주당 2452원에 인수한 신주 264만주 중 180만주를 장내매도해 약 30억원으로 현금화했다. 180만주의 취득원가인 44억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원금의 약 32%를 잃은 셈이다. 수성운용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들도 취득단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량 처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풋옵션을 행사, 원금조기 상환을 요청할 수 있었던 수성자산운용이 신주를 받아 손절에 나선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신주인수 권리행사기간은 지난해 11월 4일부터였던 반면 채무 조기상환 청구기간은 그보다 한 달 앞선 10월 4일이었기 때문이다. 수성운용은 11월 18일 신주가 들어오자마자 2주 동안 여덟 차례에 걸쳐 보유지분의 55%를 털어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정황상 투자자들이 비디아이에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디아이의 플랜트 사업 자체가 원래 안 좋았기 때문에 어려운 사정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본전액잠식설에 휩싸인 비디아이가 이미 오래 전부터 사채를 상환할 능력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비디아이의 부채비율은 987%로, 현금성자산은 7억원에 불과하다.

당시 수성운용은 비디아이가 추진하고 있던 해외 바이오 임상을 높게 평가했다. 직접 실사를 마친 모 회계법인이 투자적격 판정을 내렸으며 법무법인의 검토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비디아이가 해외에 투자한 임상 관련 소식들을 이후 업데이트하지 않았다”며 “채권자들이 비디아이 측에 진행상황을 거듭 요청했지만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비디아이는 감사보고서 미제출을 비롯해 자본전액잠식 이슈로 지난 23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최근 이 회사는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발행된 10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에 한해서는 풋옵션을 받아주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낭패를 봤지만 수성운용은 올해도 벤처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벤트드리븐 전략을 주로 구사하는 이 운용사는 올해 초에만 수성코스닥벤처T1일반사모투자신탁, 수성코스닥벤처T2일반사모투자신탁 등 세 개 펀드를 설정했다. 엠에프엠코리아, 에스디생명공학, 현우산업, 유앤아이 등 여러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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