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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정관변경안 철회, 주총전략 실패 '부메랑'? 과도한 경영권 방어 시그널 인식…이사회 독립성 부재 재부상 계기

이민호 기자공개 2022-03-28 08:04:18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5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정기주주총회 안건확정일 마지막날 추가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한도 상향조정안을 9일 만에 철회하면서 회사 측 주총 전략의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감사선임 표 대결을 앞둔 가운데 과도한 경영권 방어 시그널로 인식돼 이사회의 독립성 부재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어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정기주주총회 부의안건으로 지난 16일 추가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이날 철회한다고 밝혔다. 정관 일부변경안의 핵심 내용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발행할 수 있는 신주의 수량을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하고 △정기주주총회 주주명부 폐쇄기준일을 기존 매년 12월 31일에서 이사회 결의로 정기주주총회 2주 전 공고로 변경하는 것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정기주주총회 불과 2주 전에 정관 일부변경안을 추가 상정한 것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외부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방해할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관 일부변경안이 추가 상정된 16일은 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해야 하는 법정시한(주주총회 2주 전)의 마지막날이었기 때문이다. 감서선임 주주제안을 단행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안건 추가로 의결권 위임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했다.

여기에 정관 일부변경안이 주주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한도가 상향조정되면 추가적인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률이 약 66.8%로 과도한 수준인데다 주주명부 폐쇄기준일이 주주제안 가능일인 주주총회일 6주 전보다 4주나 뒤쳐지면 회사가 우호세력 초청 등의 수단으로 주주제안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정관 일부변경안의 부의를 철회한 배경을 두고 회사 측은 “주주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부적인 논의 결과에 따랐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정관 일부변경안 추가 상정 이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잇따른 반대 의견에 SM엔터테인먼트 측의 부담이 가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관 일부변경안을 두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한국ESG연구소,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 뿐 아니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마저 반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안이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가결 가능성이 낮아진 의안을 무리하게 밀고 나갈 동력을 상실했다는 판단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으로 매년 말일로 정하고 있던 배당기준일이 폐지되면서 SM엔터테인먼트 측도 배당과 의결권 행사 권리자를 일치시키기 위해 주주명부 폐쇄기준일 변경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사회 결의를 통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한도를 50%까지 늘리는 부분은 기존주주의 지분 희석에 따른 권익 침해 가능성이 다분해 반대 여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주총회 불과 2주 전에 정관 일부변경안을 추가 상정하고 이를 다시 9일 만에 철회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가 스스로 발등을 찍었다”며 주주총회 전략의 실패를 지적하는 의견도 나온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으로 감사선임안에서 표 대결을 앞둔 가운데 갑작스럽게 진행된 의안 추가 상정과 철회는 과도한 경영권 방어 시그널로 시장에 전달돼 오히려 SM엔터테인먼트 측에 불리한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상법 개정으로 감사를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최대 3%로 제한된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현재 보유한 지분(특수관계자 합산)이 1%에 채 미치지 못하지만 복수 기관투자자와 접촉해 의결권을 위임받으면서 주주제안에 필요한 3% 요건을 채웠다. 양측이 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에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결국 위임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감사 선임 여부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 측이 정관 변경 시도를 철회한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주주총회 2주 전에 졸속으로 의안을 변경하고 주주총회 6일 전에 다시 철회하는 해프닝 자체가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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